[책마을] 부모의 따뜻한 포옹이 아이 뇌를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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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보다 뇌과학아이의 뇌는 가능성이 꿈틀거리는 ‘원시림’과 같다. 아이의 뇌는 매 순간 초 단위로 세계를 감지하고, 영향을 받는다. 모든 순간이 학습이고 곧 교육이다. 이때 늘 가까이서 보는 부모는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뇌세포를 깨우는 것은 영양이 풍부한 우유 한 잔보다 부모의 사소한 몸짓과 행동이다.
만프레드 슈피처
노르베르트 헤르슈코비츠 지음
박종대 옮김 / 더난출판
224쪽│1만4000원
《우유보다 뇌과학》은 아이의 뇌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모의 행동을 소개하고 제안한다. 독일 뇌과학자 만프레드 슈피처와 스위스 소아과 의사 노르베르트 헤르슈코비츠가 함께 썼다.저자들에 따르면 아이가 세상에 나온 1년은 결코 수동적인 시기가 아니다. 태어난 지 3개월 이내로 아이의 뇌는 ‘뇌간’의 작용으로 감각이 발달하고 움직임이 조절된다. 1년쯤 되면 아이의 뇌에서는 ‘모방 뉴런’이 활성화되면서 타인의 행동을 따라 한다. 무엇이 좋고 나쁜지에 대한 판단은 부모의 반응을 통해 감지한다. 어디까지 말썽을 피워도 되는지를 파악하는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살아 있는 교재인 부모를 통해 세상에 대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와 어떻게 놀아주는 것이 좋을까. 저자들은 “세계 그 자체를 선물하라”고 말한다. 장난감을 다양하게 많이 사줬는지, 그 장난감에 소리가 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좋은 자극은 무한한 것을 품은 세계 그 자체다. 자갈이든, 모래든, 물이든 상관없이 자연스러운 상태의 공간에서 아이의 오감이 깨어난다.
육아에 지친 상태에서도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는 것이 좋다. 아이가 낮잠을 잘 때 부모들은 차분하게 TV 드라마를 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아이가 얌전해진 순간에도 상호작용을 하면 좋다”며 “아이의 뇌는 잠을 자는 순간에도 일을 한다. 이때 전해지는 따뜻한 포옹과 다정한 말 한마디에도 아이는 사랑을 배운다”고 말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