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광복절집회와 통합당 엮어 비판한 與 [여의도 브리핑]

민주당 "통합당, 보수단체 집회에 뒷짐 지지 말라"
통합당 "文의 '윤미향 중심주의'에 국민들 지쳐가"
김태년發 '재산세 완화 카드' 비판한 정의당
국민의당 "민주당·통합당 지지율, 결국 역전됐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 도심 내 집회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여의도 브리핑]은 각 정당이 주목한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공식 입장을 냈는지 살펴봅니다. 때로 화제가 되고 때로는 이슈 몰이에 실패한 정당의 말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매일 아침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유연대 및 보수 성향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정부 정책을 규탄하며 손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보수단체 집회 비판하며 통합당까지 엮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총 4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내용 △'택배 없는 날'에 대한 내용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 보수단체 대규모 집회 추진 비판 등이었습니다.

민주당은 특히 광복절(15일) 대규모 집회를 신고한 보수단체에 대한 논평을 내면서 미래통합당에게 "뒷짐 지지 말라"고 비판했는데요. 보수단체들 집회는 통합당과 별개로 진행되는 상황이라 눈길을 끕니다. 다음은 민주당의 논평입니다.
박진영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광복절에 일부 보수단체가 주축이 되어 광화문과 서울역 등 시내 각지에서 집회를 준비하고 있어서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미증유의 국가적 위기를 겪고 있고, 60일에 육박하는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로 인해서 전국적으로 수해가 발생한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입니다.

그나마 서울시가 집회를 불허하기로 했다니, 이제는 주최 측의 이성적 판단만이 남았습니다. 집회시위 결사의 자유는 헌법에 명시된 권리가 분명하지만,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안녕은 헌법 전체의 존재 이유입니다. 위법일 수 있습니다.진보나 보수의 이념적 지향을 떠나서 국난 상황에는 한마음 한뜻으로 극복해 왔습니다.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입에 대해서 지도층과 민중이 함께 싸웠으며, 가깝게는 IMF 당시의 금 모으기가 그러합니다.

통합당에 부탁드립니다. 뒷짐 지고 모른 척하지 마시고 8·15 집회 강행을 자제시켜 주십시오. 지금의 비상한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공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초당적인 협력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신앙과 신봉하는 이념의 절대성 앞에서도 코로나와 수해가 극복되기를 기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 무엇보다 국난 극복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8·15 집회의 즉각 중단을 촉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75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서 영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당, "위안부 기림의 날…文은 여전히 '윤미향 중심주의'"

통합당은 같은 날 총 4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관련 내용 △민주당이 추진하는 파묘(破墓)법 비판 △최악의 물난리에 대한 내용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주저하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 등이었습니다.

통합당은 기림의 날에 대한 논평을 내면서 재차 윤미향 민주당 의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는데요. 다음은 통합당의 논평입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 : 오늘은 세 번째로 맞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입니다. 29년 전 오늘, 고(故) 김학순 할머니께서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사실을 공개적으로 증언하셨습니다. 할머니의 용기로 인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제대로 된 역사를 알고, 또 할머니들이 겪으신 고통과 아픔을 감히 헤아리려는 노력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기림의 날' 기념식의 주제는 ‘미래를 위한 기억’입니다. 맞습니다. 할머니들의 아픔과 고통은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이고, 또한 그 기억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어야만 발전적 미래가 있을 것입니다.

통합당은 할머니들의 아픔과 역사적 슬픔을 잊지 않고, 할머니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오늘을 맞이한 국민들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할머니들을 위한다면서, 정작 할머니들의 아픔을 이용한 윤미향 의원이 공교롭게도 어제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습니다. 윤미향 의원에 대한 의혹이 밝혀지는 것 역시, 할머니들이 겪은 아픈 역사와 용기 있는 행동들이 왜곡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서 할머니들이 괜찮다고 하실 때까지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은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닌 '윤미향 중심주의'가 되어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대통령은 여전히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역사를 잊지 않도록, 또 할머니들의 힘겨웠던 삶이 온전히 대접받을 수 있도록, 말뿐인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김태년이 꺼낸 '재산세 완화' 카드 비판한 정의당

정의당은 1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검토하고 있다는 재산세 완화 카드에 대한 내용입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태년 원내대표는 '현재 시지가 현실화'로 인한 재산세 부담 경감을 위해 세율 조정, 환급 등의 방법으로 재산세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다음은 이에 대한 정의당의 논평입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 :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실제 부동산 가격의 0.16%로서 OECD 평균 0.33%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가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공시가격 실거래가 반영률은 아파트 69.0%, 단독주택 53.6%, 토지 65.5%밖에 되지 않아 재산세가 매우 낮게 책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산세 인하부터 검토하다니 조세정의와는 거리가 먼 발상이다. 만약 1주택 실거주자 중에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으나 실제로는 소득이 없어 재산세 납부를 힘들어한다면 납부를 이연하거나 유예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런 방법이 있음에도 재산세 인하를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편 부동산시장에서는 다주택자만 투기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다. 1주택자도 갭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저가 주택, 1주택자 등에 대해 재산세 인하 혜택을 준다면 다주택 가구가 세대 분리 등을 통해 중저가 주택 확보로 방향을 선회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해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어제 서울시구청장 협의회 소속 24개 구청장들은 정부가 검토 중인 '1주택 소유자 재산세 감면 방침'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재산세는 지방세이기 때문에 재산세 인하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곳은 지방자치단체들이다. 결국 중저가 주택 재산세 인하, 1주택자 재산세 감면 등은 주권자인 국민이자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정부여당이 검토 중인 재산세 인하 방침은 옳지 않다.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현실화하기로 했다면 그에 맞게 우직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이런 중요한 정책을 부침개 뒤집듯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당직자들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6차 최고위원회의 겸 제1차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청와대개혁 대국민 사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민주당·통합당 지지율, 결국 역전되고 말았다"

국민의당도 1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이 역전된 가운데 이에 대한 논평을 냈습니다. 통합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4년 만에 민주당을 지지율에서 앞섰는데요. 다음은 국민의당의 논평입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 지지율은 가변적이고 유동적이다. 떨어질 줄 모른 채 고공행진을 벌여온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계속된 정책실패에 따른 민심이반으로 추락하더니 결국 야당에게 역전을 당했다. 다급해진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자화자찬하는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에게 면박을 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 많은 작은 사건들이 벌어진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있다. 현 정권 출범 이후 조국과 윤미향 등 현 정부 주요 인사들의 기만행위는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땅으로 떨어뜨렸으며 국민들께 큰 배신감을 안겼다. 또한 검찰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정권을 위한 검찰개조에 몰두하며 국가 사법체계를 불신시킨 추미애 법무부 장관 그리고 청와대의 하명을 받드는 거수기로 전락한 민주당의 독선적 의회 장악과 온 국토를 규제 지옥으로 만든 부동산 정책 등은 지지율 역전과 민심이반 현상을 가져오기 위한 무수히 많은 사건들이었으며 지지율 하락은 시작부터 예고된 것이었다.국민들은 더 나은 삶과 유익한 정치를 기대하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 절대다수의 의석을 허락해 주셨다. 하지만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민주당은 자신들이 만든 도그마에 빠져 민심을 외면했고, 많은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고집불통의 독선적인 의회운영을 하며 나라 경제와 국민들의 삶을 파탄 일보 직전까지 몰고 와 국민에게 외면받는 정당이 되었다.

민주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겸손한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아울러 통합당은 여당의 실정에 따른 지지율 반사이익을 자신들의 노력으로 치부하는 아전인수식 판단이 아닌 국민을 위한 야권혁신 경쟁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여야의 이런 자세만이 코로나 사태와 수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답하는 정치권의 자세이며 나아 갈 방향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