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반도' 570억 벌어…"전 세계 유일한 흥행 블록버스터"

할리우드 대작들 잇단 연기 틈타
대만·베트남 등서 올해 최고 인기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반도’(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올여름 세계 극장가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배급사 NEW는 ‘반도’가 개봉 한 달 만에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15개국에서 4800만달러(약 569억원)의 극장 수입을 올렸다고 14일 밝혔다.지난달 15일 국내에서 개봉한 ‘반도’는 지난 13일 관객 373만 명을 모았다. 한국과 같은 날 개봉한 대만에서는 누적 매출 1100만달러(약 130억4710만원)를 돌파하며 올해 대만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베트남에서는 누적 매출 350만달러를 넘어 ‘기생충’을 제치고 역대 베트남 개봉 한국영화 최고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영화관 내 거리두기로 한 상영관당 최대 50석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누적 매출 190만달러를 넘기며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을 제치고 올해 싱가포르 최고 흥행작이 됐다. 개봉 4주차를 맞은 몽골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부산행’을 제치고 역대 몽골 개봉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지난 7일 상영관 내 거리두기로 극장 영업을 재개한 캐나다에서도 같은 날 개봉돼 첫 주말 12만달러를 거둬들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올여름 유일한 ‘글로벌 개봉작’인 ‘반도’의 흥행 성과에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반도’가 개봉 한 달도 안 돼 올해 세계 흥행 13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WSJ는 “좀비 영화 ‘반도’는 의문의 감염병 발병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다뤘는데, 코로나19 관리가 비교적 잘 이뤄진 아시아 지역 관객들이 영화관에 복귀해 흥행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반도’ 흥행의 가장 큰 요인으로 할리우드 경쟁작 부재를 꼽았다. 할리우드에서는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여름 개봉할 예정이던 워너브러더스의 ‘테넷’, 디즈니의 ‘뮬란’ 등 대작들을 세계 극장가에 선보이지 못했다. WSJ는 “‘반도’는 올여름 극장가의 거의 유일한 블록버스터가 됐다”고 분석했다.‘반도’는 국내 개봉 전 세계 190개국에 선판매됐다. 지난달 30일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지난 7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에서 개봉돼 14일 기준으로 개봉 국가는 21개국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오는 21일 개봉하고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선 올가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