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선거 앞두고 돈 펑펑 주더니 재해민은 왜 안 돕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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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도입하기 앞서 복지예산 구조조정해야"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4일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 등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국민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놓겠다”며 “큰 방향에서 보면 자유·공정·법치라는 보수의 가치에 나눔·배려·공동체와 같은 온기를 더하는 방향으로 통합당이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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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표는 오는 15일 ‘원내대표 취임 100일’을 기념해 이날 국회에서 연 간담회에서 “끊임없이 비판하고 고민하고, 정부여당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책들을 기획해 갈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진보 진영으로 ‘좌클릭’
이날 간담회를 관통한 키워드는 ‘진영 논리 타파’였다. 총선 패배 후 중도층을 껴안기 위해 ‘좌클릭’하고 있는 통합당의 정책 방향과도 맥이 닿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장마철 수해민을 돕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정부 측에 재차 요구하며 “앞으로 국민에게 필요한 재난 지원금은 빚을 내서라도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약 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수해 지원을 정부 예산(예비비)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측 발표에 대해선 “피해 지역을 직접 가서 보고 들은 상황을 종합하면 피해 규모는 조(兆) 단위가 넘어설 것”이라며 “선거를 앞둔 상황에선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을 하더니 정작 국민들에게 필요한 재난에 대해서는 추경을 왜 안하려 하나”고 지적했다. 그동안 보수 진영이나 야당이 ‘금과옥조’처럼 여겨 온 ‘재정 건전성’이라는 아젠다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 모습.
간담회에 동석한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예비비를 통한 정부 지원은 액수가 100~200만원 등으로 제한돼 추가 지원을 융자(대출) 등으로 밖에 할 수 없다”며 “정부가 직접 지원을 하려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의 침수지원금) 200만원으론 가전제품 하나 살 수 없다”고도 했다. 민주당과 정부가 재난 침수지원금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두배 상향한 결정을 비꼰 것이다.
◆先 복지예산 구조조정 後 기본소득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의 새로운 정강·정책 1조1항에 명시된 ‘기본소득’ 개념에 대해서도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새로운 추세가 계속된다면 세계의 많은 나라가 결국 도입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기본소득 시행에 앞서 (기존) 복지 정책의 조정과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국민들에게 조건 없이 일정한 돈을 정기적으로 주는 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먼저 기존 복지 재정의 비효율을 손봐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조만간 통합당의 지방자치단체가 시범적이고 실험적인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소모적 정쟁 대신 민생 현장을 우선하겠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그는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제외대 홍수 피해가 커졌다’는 논란에 대해 “4대강 논쟁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윤상기 하동군수는 이번 피해의 원인을 강 가운데 형성된 섬을 그대로 둬 물 흐름을 방해했고, 댐에서 예비방류를 제대로 하지 않은 두가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진영 논리에 갇히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라는 얘기다.
그는 “그간 가장 힘들었던 일을 꼽으라면 역시 원구성 협상”이라며 “당시 강하게 투쟁했어야 했다는 얘기가 있어 조금 아쉽다”고 회상했다. 가장 잘한 일은 “미래한국당과 원만하게 통합한 사례”를 들었다.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의원 4연임 금지’ 원칙에 대해선 “신진 정치인을 쉽게 진입하게 하는 장점도 있지만 경험 많고 노련한 정치인을 퇴출시키는 단점도 있어 좀 더 논의해봐야 한다”며 다소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주 대표는 ‘통합당 지지율이 3년9개월여만에 민주당 지지율을 앞선 최근 여론 조사에 대해선 “(총선 이후) 지금까지 패배주의가 퍼져 있었지만 이젠 열심히 하면 국민들이 알아준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락세인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선 “국민들이 왜 지지를 철회하는 지 엄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좌동욱/성상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