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지지도 크로스에 이낙연 '충격' 이재명 '반색'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에 추월당한 결과가 나오자 양측의 희비는 선명하게 엇갈렸다.

비록 여론조사이지만 이 의원 측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고, 이 지사 측은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하면서도 내심 고무된 표정이 엿보였다.
◇ 선호도 20%대 깨진 이낙연 "민심은 움직이는 것"

이 의원은 그동안 이 지사의 지지율 추격에도 "그런 일이 앞으로 여러 번 있을 것"이라고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이 의원은 이날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에도 "민심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였다.지지율이 역전됐다는 점뿐만 아니라 대세론이 흔들리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에 연동돼서 그런 것 같다"라며 "당과 정부, 이 의원에 대한 답답함이나 실망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 측은 일단 8·2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돼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다시 한번 지지율 반등을 벼르는 모습이다.한 관계자는 "당의 쇄신이나 위기 극복 리더십을 통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주도성을 갖고 해나가면 지지율은 회복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재명 측 "이럴 때일수록 겸손"…말 아끼며 또다시 '행동'

이 지사는 내림세인 당 지지도를 의식한 듯 정치적 언급을 삼가면서 경기도정에 전념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이 지사는 특히 선호도 상승의 동력으로 분석되는 과감한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기도를 중심으로 급속히 재확산하자 도내 모든 종교시설에 대해 2주간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특유의 역동성을 다시금 보여줬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호재일 수도 있지만 악재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더 겸손하게 경기도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당 지지율을 올리는 데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이번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서로 경쟁도 하고 각축하면서 자신의 장점이나 매력을 국민 앞에 잘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일각에서 제기되는 이 지사와의 연대설에 대해선 "공정한 대선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당 대표의 책무를 생각하면 특정 주자와의 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