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수도권 유행, 오래 갈 것…제대로 된 2단계 시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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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회 집단감염, 연령층 높아 위험…대상 넓혀 선제 검사 필요"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수도권의 유행이 자칫 전국적인 '2차 대유행'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반년을 넘어 근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진행 중이라며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의 확산세를 서둘러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도 용인 우리제일교회 두 곳의 집단감염 규모가 연일 불어나고 다른 곳에서도 산발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인구 이동량이 많은 광복절 사흘 연휴(15∼17일)가 추가 확산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방역과 역학조사를 강화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음은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가 279명을 기록하며 3월 초 이후 5개월여만에 200명 후반대로 치솟한 16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 겸 한림대 의대 교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 4명이 진단한 현재 상황과 제언이다.◇ 엄중식 교수 "사회적 활동 늘며 감염 전파 우려…2∼3일 이내에 거리두기 단계 고민해야"
교회를 중심으로 한 다소 큰 규모의 클러스터(집단)가 생긴 데다, 곳곳에서 여러 클러스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활동이 많아지고 사람 간 접촉과 이동이 늘면서 최근 2∼3주 사이에 감염 전파가 발생한 게 아닌가 우려된다.
앞서 확진자가 다소 줄었지만 조용할 때가 가장 '무서운 순간'이기도 하다.사회 전반에 걸쳐 경각심이 다소 풀어지면서 모임과 행사 등도 하나둘 하고 있지만, 어디선가에서는 조용한 전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이태원에서 시작된 유행은 7월 초에나 끝났는데 이번 수도권 감염 유행 역시 꽤 오래갈 것이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렸지만, 확진자가 계속 많이 나온다면 3단계로 올려야 할지, 전국적으로 적용할지, 개학이나 기타 사회적 활동은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우선 지금 당장은 현재 확진자가 속출하는 서울과 경기에서 완화된 형태의 2단계를 그대로 적용할지, 2단계 혹은 3단계로 적용할지 앞으로 2∼3일 이내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기석 교수 "7말 8초 '방심'이 문제…1.5단계 아닌 2단계 거리두기 해야"
7월 말과 8월 초를 지나는 동안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자 방심한 게 아닌가 싶다.
마스크를 벗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체 행동들이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에서 확인됐다.
정부가 서울, 경기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수도권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더군다나 어제 발표된 내용을 보면 권고, 자제 등이 많은데 '1.5 단계' 정도로 끝낼 게 아니라 제대로 된 2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
적어도 서울 시내에서는 전역을 대상으로 2단계로 올리고, 경기에서는 용인과 양평 등 집단감염이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2단계를 해야 한다.
최근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데도 정부 차원에서 여행이나 외식을 장려하는 캠페인과 행사 등을 벌였는데 방역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내용인지도 의아하다.
일선 방역 활동에는 '불 난데 기름 부은 격'이 될 수도 있다.
현재는 댐이나 둑에서 물이 살살 넘치는 상황이다.
한번 터지면 막을 수 없는 만큼 더 적극적인 방역 대응이 필요하다.
◇ 기모란 교수 "최근 교회 집단감염, 연령층 높아 위험…대상 넓혀 선제 검사해야"
수도권은 그 어느 지역보다 인구 밀집도가 높기 때문에 수도권내 감염 확산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대도시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하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고 사람 간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확진자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제 '확산'하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이미 감염된 사람을 '찾아낸 것'이다.
앞서 대구·경북에서도 감염 유행이 시작되던 초기에 확진자가 2배, 3배씩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확진자가 증가한 교회 교인들 역시 이미 광범위하게 감염이 이뤄졌을 수 있다.
더욱이 교회 관련 확진자들의 연령이 높은 것도 문제다.
앞서 이태원발(發) 확진자들은 젊은 연령층이 많았지만, 고령층 환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위험 요소다.
그만큼 대상 범위를 넓혀 선제적으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방역수칙 위반 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과 대책도 필요하다.
◇ 천병철 교수 "긴 장마·휴가철, 확진자 증가에 한 몫…국민 개개인 방역 협조 필수"
코로나19 유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계속 진행 중이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경우 여름철에는 전파력이 다소 줄기는 하지만 인플루엔자만 보더라도 장마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내 활동이 많아진 데다 휴가철과 시기적으로도 겹쳐서 확진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최근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교회 활동만 보더라도 함께 대화하고 노래하는 동안 비말(침방울)을 많이 내뿜을 수밖에 없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1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면 이를 중심으로 클러스터(집단)가 생기는 식이다.
'생활 방역'으로 전환한 지 꽤 시간이 지나고 'K-방역'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면서 그간 조심하던 부분이 다소 풀어진 것도 원인일 수 있다.당분간은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들이 거리두기, 방역수칙 준수 등 고삐를 강하게 조여주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도 용인 우리제일교회 두 곳의 집단감염 규모가 연일 불어나고 다른 곳에서도 산발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인구 이동량이 많은 광복절 사흘 연휴(15∼17일)가 추가 확산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방역과 역학조사를 강화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음은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가 279명을 기록하며 3월 초 이후 5개월여만에 200명 후반대로 치솟한 16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 겸 한림대 의대 교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 4명이 진단한 현재 상황과 제언이다.◇ 엄중식 교수 "사회적 활동 늘며 감염 전파 우려…2∼3일 이내에 거리두기 단계 고민해야"
교회를 중심으로 한 다소 큰 규모의 클러스터(집단)가 생긴 데다, 곳곳에서 여러 클러스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활동이 많아지고 사람 간 접촉과 이동이 늘면서 최근 2∼3주 사이에 감염 전파가 발생한 게 아닌가 우려된다.
앞서 확진자가 다소 줄었지만 조용할 때가 가장 '무서운 순간'이기도 하다.사회 전반에 걸쳐 경각심이 다소 풀어지면서 모임과 행사 등도 하나둘 하고 있지만, 어디선가에서는 조용한 전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이태원에서 시작된 유행은 7월 초에나 끝났는데 이번 수도권 감염 유행 역시 꽤 오래갈 것이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렸지만, 확진자가 계속 많이 나온다면 3단계로 올려야 할지, 전국적으로 적용할지, 개학이나 기타 사회적 활동은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우선 지금 당장은 현재 확진자가 속출하는 서울과 경기에서 완화된 형태의 2단계를 그대로 적용할지, 2단계 혹은 3단계로 적용할지 앞으로 2∼3일 이내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기석 교수 "7말 8초 '방심'이 문제…1.5단계 아닌 2단계 거리두기 해야"
7월 말과 8월 초를 지나는 동안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자 방심한 게 아닌가 싶다.
마스크를 벗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체 행동들이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에서 확인됐다.
정부가 서울, 경기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수도권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더군다나 어제 발표된 내용을 보면 권고, 자제 등이 많은데 '1.5 단계' 정도로 끝낼 게 아니라 제대로 된 2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
적어도 서울 시내에서는 전역을 대상으로 2단계로 올리고, 경기에서는 용인과 양평 등 집단감염이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2단계를 해야 한다.
최근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데도 정부 차원에서 여행이나 외식을 장려하는 캠페인과 행사 등을 벌였는데 방역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내용인지도 의아하다.
일선 방역 활동에는 '불 난데 기름 부은 격'이 될 수도 있다.
현재는 댐이나 둑에서 물이 살살 넘치는 상황이다.
한번 터지면 막을 수 없는 만큼 더 적극적인 방역 대응이 필요하다.
◇ 기모란 교수 "최근 교회 집단감염, 연령층 높아 위험…대상 넓혀 선제 검사해야"
수도권은 그 어느 지역보다 인구 밀집도가 높기 때문에 수도권내 감염 확산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대도시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하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고 사람 간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확진자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제 '확산'하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이미 감염된 사람을 '찾아낸 것'이다.
앞서 대구·경북에서도 감염 유행이 시작되던 초기에 확진자가 2배, 3배씩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확진자가 증가한 교회 교인들 역시 이미 광범위하게 감염이 이뤄졌을 수 있다.
더욱이 교회 관련 확진자들의 연령이 높은 것도 문제다.
앞서 이태원발(發) 확진자들은 젊은 연령층이 많았지만, 고령층 환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위험 요소다.
그만큼 대상 범위를 넓혀 선제적으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방역수칙 위반 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과 대책도 필요하다.
◇ 천병철 교수 "긴 장마·휴가철, 확진자 증가에 한 몫…국민 개개인 방역 협조 필수"
코로나19 유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계속 진행 중이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경우 여름철에는 전파력이 다소 줄기는 하지만 인플루엔자만 보더라도 장마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내 활동이 많아진 데다 휴가철과 시기적으로도 겹쳐서 확진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최근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교회 활동만 보더라도 함께 대화하고 노래하는 동안 비말(침방울)을 많이 내뿜을 수밖에 없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1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면 이를 중심으로 클러스터(집단)가 생기는 식이다.
'생활 방역'으로 전환한 지 꽤 시간이 지나고 'K-방역'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면서 그간 조심하던 부분이 다소 풀어진 것도 원인일 수 있다.당분간은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들이 거리두기, 방역수칙 준수 등 고삐를 강하게 조여주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