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작심 비판한 반기문…정치 재개?

"국가운영 목표·전략 안보이고
이념편향 국정에는 불신 누적"

윤건영 "정치적 목적 숨긴 발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지난 15일 “국운과 직결된 국제질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세계의 변화를 뚫고 나갈 분명한 국가 목표와 유효한 전략이 잘 보이지 않아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나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광복 75주년을 맞은 저의 소회’라는 글에서 “세계적인 안목보다 이념편향·진영중심의 국정 운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적으로 쌓였고, 이에 따른 국민적 분열과 사회갈등이 국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내세운 가치가 정권 차원에서 그리고 선택적으로 주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고 지적했다.문재인 정부의 실책 사례도 콕 집어 비판했다. 그는 “구국의 영웅, 백선엽 장군을 떠나보내면서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보훈의 가치를 크게 폄훼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백 장군의 장지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불거진 ‘친일 논란’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토론과 타협이 실종됐던 20대 국회와 다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망이 크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분한 마음으로 개헌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래통합당에선 ‘정치 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광복절엔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발끈’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목적을 뒤에 숨긴 발언들은 반 전 총장이 말한 국민적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뿐”이라며 “개헌을 말한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위한 순수한 충정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