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확산…살아나는 TV용 LCD패널 시장

산업리포트

8월 패널가격 4.1% 상승
삼성·LG, 생산규모 감축
내달까진 상승전망 우세
코로나 재확산이 변수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재택근무, 원격 학습 등 ‘스테이 앳 홈(stay at home)’ 경제 확대로 TV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LCD 패널 생산량을 줄인 영향이 크다. 업계에선 3분기 말까진 TV용 LCD 패널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CD 패널 가격 상승세

17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8월 상반월(1~15일) LCD TV 패널 가격은 7월 하반월(16~31일) 대비 4.1% 상승했다. 55인치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7월 하반월(16~31일) 대비 4.7% 오른 133달러를 기록했다. 65인치는 2.2% 오른 187달러, 43인치도 3.7% 상승한 84달러를 나타냈다.

TV용 LCD 패널 가격은 하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집계를 보면 2분기 LCD TV 패널의 평균 가격 대비 현재 가격의 상승률은 32인치가 14.0%로 가장 높고 55인치(10.5%) 43인치(5.9%) 65인치(4.0%)가 뒤를 이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 증가…TV 수요 커져

LCD 패널 가격 상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TV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TV의 인기가 급격하게 높아졌다는 얘기다. 한 TV업체 관계자는 “유튜브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대형 TV에 연결해서 보려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대형 유통매장이 문을 여는 등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는 미국 등 북미와 유럽에선 TV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 4월 T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지만 6월엔 작년 6월 대비 7%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 제조업체들이 TV용 LCD 패널 생산 규모를 감축하고 있는 것도 패널 가격 상승세의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LCD 패널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라인 전환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공장에서 TV용 LCD 패널을 연말까지만 생산한다. 다만 광저우 LCD 공장 등에선 TV용 패널을 계속 생산한다. BOE, CSOT 등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TV 출하량 상향 조정

향후 가격은 적어도 3분기 말까지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4인 가족 기준 최대 3600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억눌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소비 진작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출하량을 2억1411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 3월 제시한 TV 출하량 전망치는 2억520만 대였다. TV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TV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TV업체들은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벌이며 소비자 시선 끌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동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현재 글로벌 TV업체들이 보유한 TV 유통 재고와 패널 재고가 정상 수준보다 적다”고 말했다.

전망은 엇갈린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 4분기부터 LCD 패널 가격이 다시 하락해 2021년 1분기엔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DSCC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 불안과 코로나19 확산 등의 변수가 패널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관련 수요가 나타나면 내년 2분기부터 패널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공급 대비 수요가 크기 때문에 연말까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도 나온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TV 수요 회복, 국내 패널 제조업체들의 라인 셧다운 가속화를 감안할 때 연말까지 패널 가격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2021년 중국 LCD 생산량 증가를 감안할 때 6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