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독재권력 잘 아는 사람들이 文정부를 독재라 불러"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전 국무총리)은 고(故) 장준하 선생 추도사를 통해 "선생님을 옥죄었던 독재권력을 잘 아는 사람들이 민주 정부를 독재라고 부른다"며 "그런 암울한 시대를 이어받은 사람들이 지금을 독재라 부른다.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경기 파주 장준하추모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하 선생 4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올해 8월 우리는 기막힌 현실을 마주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장준하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운동가다. 박정희 정권에 대항해 유신헌법 개정 100인 서명운동을 벌이다 긴급조치 1호 첫 위반자로 지목되며 옥고를 치렀다. 이 의원의 이날 발언은 미래통합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의 실상은 위선과 몰염치로, 국민 한 분 한 분이 독재정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맞서 주셔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독재 정권'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4.15 총선 이후 제기된 125건의 선거 무효소송과 관련해 한 곳도 재검표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사법부가 권력에 장악된 것이 독재의 완성이라면 이미 우리나라는 독재 국가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선생님의 삶은 후대가 기억하고 기념할 충분한 가치를 갖고도 남는다"며 '장준하선생 기념관' 건립을 공식 제안했다. 이어 "21대 국회에서 장준하특별법을 제정해 장준하 선생 죽음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장준하 선생 유족에게 국가가 7억 8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과 관련, 정부가 항소한 것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부법무공단은 지난달 "대법원은 2015년 판결에서 긴급조치 1호 발동 자체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며 "원심은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반한다"며 항소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