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떼는 서울 국제중·자사고들 줄소송 감수…휘문고도 "행정소송 낼 것"

회계비리를 이유로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서울 휘문고가 이에 불복해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기로 했다. 내년 신입생 선발을 앞두고 학교들이 서울교육청 대상으로 줄소송에 들어가면서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휘문고는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에 불복해 이번주 법원에 지정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동시에 제기하기로 했다.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자사고 신입생입학전형요강 발표시점을 맞추려면 법원으로부터 빠른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다음달 8일 이후 선고할 경우 신입생 모집일정에 크게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중등교육법은 자사고 고입전형 기본계획에 수정사항이 있을 경우 학교장이 전형 실시 3개월 전까지 이를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판단이 다음달 8일을 넘길 경우 수정 가능한 기간을 넘기게 된다.

휘문고 관계자는 “지정취소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게 되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며 “법원의 판단이 늦지 않도록 소송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중 지정취소를 받은 영훈·대원국제중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두 학교는 지난달 30일 법원으로부터 국제중 지정취소 처분에 대한 잠정 집행 정지결정을 받은 이후 이달 3일 신입생 모집공고를 올렸다. 두 학교는 법원이 최종적으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서울교육청은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즉시 대원ㆍ영훈국제중의 2021학년도 입학전형 시행을 취소한다는 계획이다. 자사고 고입을 준비하는 학부모 김 모씨(45)는 "다른 서울 8개 자사고들도 법원에 자사고 취소 와 관련해 행정 소송 중이라 고입을 대비하는 학부모들은 법원판단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며 "교육과정에 혼란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