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 창건일 前 수해 복구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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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8·15 경축사에 '침묵'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을 앞두고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을 복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작년엔 "삶은 소대가리" 맹비난
이일환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17일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10월 10일까지 큰물(홍수) 피해 복구를 끝내 피해 지역 인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자 의지”라고 밝혔다. 그는 “최고 영도자 동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께서 계시기에 자연재해는 일시적이며 반드시 더 큰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박정남 강원도당 위원장(한국의 도지사)도 “일꾼(간부)들은 도로와 전력, 통신망 등을 시급히 복구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 나가고 있다”며 “피해 지역 인민들에게 새 살림집(주택)을 안겨 주기 위한 준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장마철 폭우로 3만9296정보(약 390㎢)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주택 1만6680여 가구, 공공건물 630여 동이 파괴·침수됐다고 전했다. 이에 김정은은 지난 13일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수해 복구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끝내라고 지시했다. 또 수해 복구 관련 외부 지원을 일절 받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인도적 분야 협력’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16일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평화 경제’를 강조했을 때 북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비웃을)할 노릇”이라고 맹비난한 것과 대조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당분간 남북한 정세를 관망하면서 수해 복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