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당뇨발' 재생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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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세포 이용…환자 부작용 최소“바이오 프린터로 뼈·인공장기 등을 만들어 쓸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난치병 환자들이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기겠습니다.”
"9월 당뇨발 플랫폼 50개국 출시"
'중진공 수출바우처' 통해 해외 개척
로킷헬스케어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재생치료 플랫폼을 만드는 의료기기 업체다. 이 기술이 적용된 바이오 프린터(상품명 닥터인비보)는 인체에 무해한 물질에 환자의 자가세포를 섞어 피부조직과 비슷한 환부 패치나 장기를 출력한다. 기존 3차원(3D) 프린터 기술보다 뛰어난 프린팅 기술로 실제 인체의 다양한 곡선을 살린 모양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사진)는 “환자의 자가세포를 바탕으로 패치를 생산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에 걸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로킷헬스케어가 상용화를 앞둔 분야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당뇨발)’ 재생 기술이다. 당뇨발은 당뇨 환자의 발에 궤양 등이 발생해 심하면 발목을 절단해야 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로킷헬스케어는 국내 대학병원과 임상을 통해 맞춤형 패치를 환자에게 적용한 뒤 면역 거부반응 없이 혈관 및 피부조직이 재생되는 점을 확인했다. 유 대표는 “오는 9월부터 당뇨발 재생 플랫폼을 유럽·미국 등 세계 50개국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릎 등 손상된 연골 부위를 재생하는 플랫폼도 올해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임상 승인을 받았다. 다음달부터 이집트 병원에서 임상이 진행된다.
해외 병원과 연구실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 프린팅 기술 수출도 늘고 있다. 2017년 11만달러이던 회사 수출 실적은 지난해 275만달러까지 늘었다. 2018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수출 바우처’ 사업에 참여한 게 도움이 됐다. 수출바우처 사업은 유망 중소기업에 정부 지원금 등으로 구성된 온라인 포인트 형태의 바우처를 주고, 기업이 원하는 수출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로킷헬스케어도 해외전시회 참가, 시장조사, 컨설팅 등 도움을 받았다.
유 대표는 대우자동차 출신이다. 대우차 유럽본부(폴란드법인)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당시 한국생산성본부에 근무하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대우차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서 회장과도 끈끈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007년부터 5년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대표직을 맡았다. 로킷헬스케어를 설립한 건 2012년 1월이다. 유 대표는 “당시 출강 나간 대학의 학생들이 취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에 맞는 기업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창업 초기엔 컴퓨터 부품이나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3D프린터를 개발했지만 바이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바이오 프린터’로 업종을 바꿨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