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노니는 주왕산…병풍 같은 절경이 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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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실외 여가활동이 주목받는 가운데 청정 자연환경을 간직한 경북 청송군이 주목받고 있다. 청송군에는 ‘안전’한 휴양지가 많다. 국내 12번째로 지정(1976년)된 주왕산국립공원, 왕버들과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주산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있는 신성계곡과 백석탄, 무더울수록 얼음이 어는 얼음계곡 등이 대표적이다.
주왕산은 산세만큼 수많은 전설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주왕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주왕과 관련이 있다. 진나라의 회복을 꿈꾸던 왕손 주도가 후주천왕을 자칭하며 반기를 들었다가 당나라 군사에게 쫓겨 이 산에 숨어들었다고 한다. 주도는 이후 주왕굴에서 최후를 마쳤는데 이 때문에 주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신라 태종무열왕 6대손 김주원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자 이 산에 숨었다가 사후에 주원왕으로 불렸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주왕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역시 단풍이 물든 가을이다. 오색단풍이 옷을 갈아입은 모습은 그야말로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트레킹코스마다 전국에서 온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주왕산은 등산 코스로도 매력적이다. 초보자들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올라갈수록 다양한 풍광이 펼쳐져 눈을 사로잡는다. 날카로운 수직 바위 절벽 사이로 급수대, 학고대, 시루봉 등 다양한 모양의 기암이 줄을 선다. 용추협곡을 지나면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가 잇달아 모습을 드러낸다. 용연폭포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리지만 용추폭포까지 가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신성계곡 녹색길 3코스는 안덕면 지소리 반딧불농장에서 고와리 목은재휴게소까지 약 4.7㎞ 거리다. 걷는 내내 1급수 어종인 꺽지와 다슬기가 서식하는 길안천의 맑은 물길을 따라간다. 길안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가 익어가는 과수원길을 지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지질 명소에 이르기까지 청송의 숨은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안덕터미널에서 출발점과 종점 인근을 지나가는 버스는 하루 3대밖에 없어 시간을 잘 맞추는 게 좋다.
문화유적으로 송소고택이 있다. 현존 99칸짜리 고택 중 하나다. 조선시대 만석꾼의 집으로, 요즘은 고택(숙박) 체험과 떡메체험, 다도체험, 사과따기체험 등 청송의 특색을 살린 전통문화프로그램이 인기다.
청송=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주왕산의 풍광
경북에는 다양한 산이 있다. 그 가운데 주왕산을 첫손에 꼽는 것은 감성적이면서도 순정한 매력이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주왕산은 산세가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고 하여 석병산이라고도 불렸다.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만큼 병풍바위, 시루봉 등 기암괴석이 널려 있고 용추폭포 절구폭포 등의 계곡이 어우러져 ‘신의 갤러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장엄한 협곡이 어우러진 풍경 때문에 비록 규모는 비교가 안 돼도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기도 한다.주왕산은 산세만큼 수많은 전설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주왕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주왕과 관련이 있다. 진나라의 회복을 꿈꾸던 왕손 주도가 후주천왕을 자칭하며 반기를 들었다가 당나라 군사에게 쫓겨 이 산에 숨어들었다고 한다. 주도는 이후 주왕굴에서 최후를 마쳤는데 이 때문에 주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신라 태종무열왕 6대손 김주원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자 이 산에 숨었다가 사후에 주원왕으로 불렸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주왕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역시 단풍이 물든 가을이다. 오색단풍이 옷을 갈아입은 모습은 그야말로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트레킹코스마다 전국에서 온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주왕산은 등산 코스로도 매력적이다. 초보자들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올라갈수록 다양한 풍광이 펼쳐져 눈을 사로잡는다. 날카로운 수직 바위 절벽 사이로 급수대, 학고대, 시루봉 등 다양한 모양의 기암이 줄을 선다. 용추협곡을 지나면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가 잇달아 모습을 드러낸다. 용연폭포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리지만 용추폭포까지 가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사진작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못 주산지
주산지는 주왕산보다 더 유명한 못이다.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1721)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다. 지금까지 어떤 가뭄에도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05호로 지정됐다. 그냥 보면 평범한 저수지 같지만 왕버들과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여름이면 물속에 반쯤 잠기고, 가을엔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사진작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촬영 후 더 유명해졌다.주산지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신성계곡이다. 청송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신성계곡에는 안덕면 신성리에서 고와리까지 맑은 천을 따라 ‘신성계곡 녹색길’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전체 길이 12㎞인 신성계곡 녹색길은 세 가지 코스로 나뉘는데, 이 중 백석탄길로 알려진 3코스는 1, 2코스에 비해 인적이 드물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라는 뜻의 백석탄은 눈부시게 하얀 돌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백석탄 하부에 가면 이암편, 사층리, 생흔 화석 등 수많은 퇴적 구조를 볼 수 있다.신성계곡 녹색길 3코스는 안덕면 지소리 반딧불농장에서 고와리 목은재휴게소까지 약 4.7㎞ 거리다. 걷는 내내 1급수 어종인 꺽지와 다슬기가 서식하는 길안천의 맑은 물길을 따라간다. 길안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가 익어가는 과수원길을 지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지질 명소에 이르기까지 청송의 숨은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안덕터미널에서 출발점과 종점 인근을 지나가는 버스는 하루 3대밖에 없어 시간을 잘 맞추는 게 좋다.
객주문학관과 고적한 송소고택도 인기
청송에서 꼭 만나야 할 곳은 객주문학관이다. 소설가 김주영의 역작 《객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드라마로도 여러 번 제작된 객주는 조선 후기 팔도를 누빈 보부상의 삶과 활약상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객주문학관에서는 김주영의 육필원고와 초판본에서 최신본까지의 다양한 판본을 살펴볼 수 있다.청송군 주왕산면에는 유명한 얼음골이 있다. 한여름 외부온도가 32도가 넘으면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 계곡 징검다리 건너편 약수터 물맛이 일품이다.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조용한 힐링을 원하는 도시민들의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문화유적으로 송소고택이 있다. 현존 99칸짜리 고택 중 하나다. 조선시대 만석꾼의 집으로, 요즘은 고택(숙박) 체험과 떡메체험, 다도체험, 사과따기체험 등 청송의 특색을 살린 전통문화프로그램이 인기다.
청송=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