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무시하더니 줄줄이 확진…사랑제일교회 비난 '봇물'

인천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검사 없이 집회로…
'지하철 이용' 확인 혼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일부 보수단체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정부 여당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으로 광화문 일대가 통제되기도 했지만 동화면세점 앞과 을지로입구역 등에서 열린 집회에는 2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사진=뉴스1
"이쯤되면 사회악 아닌가요. 신천지와 다를 바 없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요청 문자를 받고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방문자들이 연이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들을 향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다. 바이러스 특성과 전국 확산 가능성 등 이유로 신천지 집단 감염 때보다 사랑제일교회 사태가 더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인천시는 18일 서구에 거주하는 A(62·여)씨와 B(39·여)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각 지난 9일과 12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15일에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이외에도 미추홀구에 사는 C(60·여)씨와 남동구에 사는 D(49·여)씨, 동구에 사는 E(68·여)씨도 9∼12일 사이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이후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 모두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로 판정 받았다.

문제는 이들이 지난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부터 이달 7∼13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사람과 교인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아달라는 긴급 재난 문자를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인천 자택에서 집회 장소까지 이동했다. 이들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이후에야 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단 검사를 받았고 양성 판정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방역 당국은 현재 이들의 이동 경로에 대한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대중교통을 통한 장거리 이동으로 접촉자 확인에 혼선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짙어짐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시내 모든 종교 시설에 대해 집합 제한 명령을 내렸다. 이에 인천시에서는 정규 예배·미사·법회를 제외한 대면 모임, 행사, 음식 제공, 단체 식사가 금지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교인들의 비협조로 코로나19 검사와 역학조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방역 당국에 협조하지 않는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선 행정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발표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광훈 목사를 포함해 총 438명이다. 이 중 282명이 서울지역 확진자로 확인됐다.

전광훈 목사는 자가격리를 통보받고도 집회에 참석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보건소 구급 차량에 탑승하면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통화를 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이 우리를 실내로 밀어 넣어서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이들에 대한 신속한 검사를 촉구했다.김 1총괄조정관은 "양성률이 15% 수준으로 매우 높아 신속한 검사와 격리가 필요하다"라며 "집회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추가적인 감염 확산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8일과 15일 집회에 참석하신 분들은 증상과 관계없이 즉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도록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인턴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