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슈트라우스 '다나에의 사랑'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다나에의 사랑’(1940)은 전쟁 통에 작곡자 생전에 초연될 기회를 놓쳤다. 그 때문인지 인기 오페라 반열에 오르지 못했지만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리스신화에서 다나에는 영웅 페르세우스를 낳은 공주다. 클림트를 비롯한 여러 화가들이 황금의 비로 변신한 제우스가 그녀에게 접근한 얘기를 그렸다. 반면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는 신화를 비틀었다. 다나에는 꿈에서 황금의 비를 맞고,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드는 손을 가진 미다스와 제우스로부터 구애를 받는다. 제우스는 만약 미다스를 선택한다면 그 능력을 빼앗고 나귀나 끌던 원래 상태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위협한다. 하지만 다나에는 황금의 꿈을 버리고 가난하지만 인간적 사랑이 있는 삶을 선택한다. 배금주의에 경종을 울리면서도 막상 무대에 올리려면 황금색으로 도배부터 해야 하는 이율배반적 오페라이기도 하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