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아파트 경기 좋네"…서울 매수자 폭증·청약은 2배 늘어
입력
수정
서울 집값·전셋값 상승에 매수자 늘어경기도 소재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동반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인 경기도에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경기 아파트 매수 서울인, 전년 동기 대비 3.3배 증가
경기도 새 아파트 청약 접수자 2배 이상 증가
새 아파트는 물론 기존 아파트도 가리지 않고 있다. 상반기 서울에서 경기도 아파트를 매수한 인구는 전년동기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청약 시장도 동반 호황을 보이면서 지난해보다 청약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수치도 나왔다.19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감정원 아파트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서울 거주민이 경기도 아파트 2만1998건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6743건) 보다 3.3배나 늘었다.
서울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곳은 고양(2819건)으로 나타났다. 남양주(2371건), 용인(1953건), 김포(1504건), 수원(1502건). 의정부(1315건), 부천(1182건), 안양(1047건), 성남(978건), 광명(839건)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곳 모두 서울과 인접한 지역이다.
이는 서울에 아파트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권에 ‘내 집 마련’에 나선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9억5033만원, 전세는 4억9922만원에 달한다. 경기도 아파트값(평균 4억806만원)이 서울 전세값 보다 더 낮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7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10억원을 넘었다.또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계획, 지하철 연장, 도시철도 개통 등의 호재로 경기권 거주 부담이 줄어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상반기에도 서울 집값이 계속 올랐고, 전세 거주 부담도 커져 탈 서울을 결심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에서의 수요 유입이 늘고 경기 대부분 지역이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묶인 만큼 시세 대비 합리적 가격에 내집마련이 가능해 아파트 청약 열기도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까지 수요 유입이 늘어난 만큼 경기도에 신규 공급되는 새 아파트의 청약열기도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7월 경기도에 분양한 아파트 총 청약접수건수는 66만1979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26만2483건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5배 증가한 셈이다. 경기도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이 2019년 1~7월에는 2만3309가구, 올 1~7월에는 2만3455가구로 거의 유사했다. 그럼에도 청약을 신청한 사람수가 크게 늘어났다.경기도의 청약접수건수 증가율은 전국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전국의 청약접수건수가 지난해 1~7월 109만2656건에서 올 1~7월 191만1258건으로 1.7배 증가했다. 서울이 같은 시기 11만1946건에서 25만1774건으로 2.2배 증가한 것보다 높다.
경기도 아파트가 올들어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점점 더 높아지는 서울 아파트값을 부담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경기도로 눈을 돌리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서울의 아파트 평균 시세는 올 2월부터 3.3㎡당 3000만원을 넘어섰다. 경기도 아파트 시세가 올 7월 기준 3.3㎡당 1307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서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달아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는 상황에서 서울에 비해 규제가 덜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규제로 인해 서울의 대출 및 1순위 청약이 어려워지면서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7.10 부동산대책으로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기존 서울 세입자들까지 경기도 신규 분양 아파트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청약이 몰리는 추세다.업계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시장에 규제가 지속되고 가격까지 꾸준히 오르면서 올들어 부쩍 경기도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가시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경기 지역에 신규 분양이 예정돼 청약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