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으로 코로나 전염? 과학자들은 '근거 희박'

냉동식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되긴 했지만, 실제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때 냉동화물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던 뉴질랜드 보건당국도 지금은 이 가설을 폐기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 번성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저온저장시설이 이론적으로는 바이러스 배양장소가 될 수는 있지만, 시설에 보관된 냉동식품을 통해 실제 감염이 일어나는지 여부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벤자민 코울링 홍콩대학 교수는 “바이러스가 냉동 상태에서도 생존 가능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동되는 과정에서도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 누군가의 손에 묻어 입이나 코 등으로 들어갈 가능성 등을 따져봤을 때 실제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중국의 최고 호흡기 질환 전문가인 중난산 박사는 “냉동식품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 자체가 드물다”며 “과잉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냉동식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최근 중국 광둥성 선전시가 브라질산 냉동 닭날개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하면서 제기됐다. 이전에 냉동식품 포장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있긴 했지만, 식품 자체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 중국이 발칵 뒤집어졌고, 수입 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하지만 이후 세계보건기구(WHO)는 과학적으로 식품을 통한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102일 동안 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던 코로나 청정국이었다가 최근 원인불명의 지역감염이 일어난 뉴질랜드도 한때 냉동화물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지역감염자가 저온물류창고에서 근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슐리 블룸필드 뉴질랜드 보건국장은 18일 기준으로는 냉동화물을 통한 전염 가능성을 배제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