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 양꼬치엔 칭다오?…베이징엔 '양 통구이'

중국인 '양고기 사랑' 대단해…양 통구이는 중산층 애호
한국인들에겐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중국인들의 양고기 사랑은 남다르다. 맛있는 양고기 식당이 있다고 하면 2~3시간 차를 타고서라도 찾아간다.

돼지고기와 쇠고기 등을 놔두고 '양꼬치엔 칭다오 맥주'라는 광고 선전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도 다르지 않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곳곳의 식당에서 양꼬치를 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식당 밖에 자리를 펴고 웃통을 벗어젖힌 채 양꼬치를 먹는 중국 남성들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짜로 양고기를 좋아하거나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 중국인들은 양 통구이를 먹는다고 한다. 통구이 1마리에 2천위안(한화 34만원) 정도라 절대 싸진 않다.
아쉽게도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들어서 환경 문제를 강조하면서 베이징 시내의 양 통구이 집들이 환경 오염 주범으로 지목돼 철퇴를 맞아 시 외곽으로 나가야만 맛볼 수 있다.

양 통구이는 양꼬치와 달리 온종일 양을 통째로 화덕에 돌리며 바비큐를 하는 방식이라 연기와 냄새가 심해 베이징시가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베이징 시내에서 1시간이 넘게 걸려 창핑(昌平) 지역으로 가면 닝샤(寧夏)의 엔츠(鹽池) 탄양(灘羊) 통구이로 유명한 중국 식당이 나온다.

탄양은 북위 37℃의 엔츠 초원에서 약초와 깨끗한 물을 먹고 자라 특유의 양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육즙이 뛰어나 최고의 양고기로 대접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태어난 지 3개월 된 탄양을 통째로 구우면 그 맛이 최고라고 한다.

요리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전날에 미리 주문하면 식당 직원들이 손질한 탄양 1마리를 화덕에 놓고 오전부터 종일 돌려가면 굽는다.

이렇게 구우면 양 껍질마저 바싹하게 익어 기름기를 쏙 뺀 최고의 양고기로 변신한다.

산속의 독채에 둘러앉으면 직원들이 탄양 통구이를 짊어지고 와서 은은한 화로 위에 올려놓은 뒤 느끼한 맛을 없애기 위해 파를 뿌린다.

먹는 데도 순서가 있다.

다리부터 먹을 경우 통구이 자체가 부서질 수 있어 껍질, 갈빗살, 옆구리살, 다리 순으로 먹는다.

이때는 50도 넘는 중국술 바이주가 제격이다.

다 먹고 나면 양고기 육수에 샤부샤부를 해준다.

중국인들은 남은 양고기와 야채 등을 넣고 끓여 먹지만 한국인들은 김치와 라면을 가져서 그 속에 넣어 먹는다.

그 맛은 시중에 파는 김치 전골은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중국인들의 양고기 문화를 소개하는 것은 이들의 삶 속에 양고기가 깊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와중에도 탄양 통구이 식당의 수십 채 독채에는 중국인들이 가득 차있었다.

이들은 바이주와 양고기를 먹으며 노래도 하고 마작이나 카드놀이를 하는데 이는 오늘날 베이징 중산층의 살아가는 모습이다. 양고기 애호가인 중국인 류모씨는 "양고기를 한국 사람들이 잘 안 먹는다는 걸 알고 놀랐다"면서 "중국인들과 중국 문화에서 양고기를 빼고는 아무것도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