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론에 집값 폭등한 세종시, 주담대 증가율 전국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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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6월 기준으로 6조3396억원…전월비 2.2%↑세종시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율이 지난 6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연초부터 집값이 급등한데다 6·17대책으로 주변지역인 대전과 충북 청주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천도론까지 맞물려 집값이 고공행진중이다. 이러한 집값 상승 여파는 대출증가로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7개 시·도 중 증가율 가장 높아
한은 "집값 상승 때문이라는 판단 일러"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종시에서 예금은행과 비(非)은행을 모두 합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 주택대출은 6월 말 현재 5조3396억원이었다. 한 달 새 증가율이 2.20%(1148억원)를 기록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6월 말 현재 전국의 주택대출은 648조6377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0.32%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 다음으로 대구(1.02%) 증가율이 높았다. 대구는 수성구만 규제지역인데,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이르면 이달부터 받게 된다. 이전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서울은 0.6%(1조254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에서는 주담대가 감소를 나타냈다. 광주(-0.6%), 울산(-0.2%), 전북(-0.4%), 경북(-1.0%), 경남(-0.8%), 제주(-1.2%) 등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제주는 1% 넘게 줄면서 주택시장 침체를 나타냈다.
6월 세종시 주택대출 증가율은 2018년 4월(2.31%) 이후 가장 높았다. 세종시는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 이 대책에서 대전과 충북 청주시 주요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 주변 지역이 대출과 청약에서 제한을 받게 되면서 세종시로 수요가 쏠리기 시작했다. 비슷한 규제라면 세종시가 낫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몰린 탓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6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2.06%로, 직전 주 1.48% 대비 크게 상승했다.세종시는 이후 행정수도이전론, 이른바 천도론이 급부상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8월10일 기준으로도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2.48%를 기록했고, 연초대비 누적 상승률이 21.78%에 이른다. 보통 집값이 오르면 그만큼 대출도 늘어난다. 때문에 세종시의 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집값 상승에 따른 주택 매수세로 대출이 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1∼5월 증가세가 두드러지지 않았을 뿐 세종 지역에서 한 달에 1000억원 이상 주택대출이 증가한 것은 예년에도 종종 있었다"며 "당장 집값 상승에 따른 주택 매수세 때문이라고 보기보다는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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