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피한 회사채에 돈 몰린다

2분기 실적 좋아진 LG이노텍
수요 몰려 발행금리 확 낮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피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올 들어 쌓아둔 회사채 매입 자금을 2분기 실적 개선 기업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한 LG이노텍 회사채에 1조4500억원이 몰렸다. 올해 들어 수요예측을 한 ‘AA-’ 신용등급 기준으로 최대 금액이다. LG이노텍은 예상 밖으로 회사채 수요가 풍부한 것으로 나타나자 오는 26일 발행금액을 기존 13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지난 2분기 실적 호조가 흥행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회사채 펀드매니저는 “2분기 실적 보고서 공개 이후 발행하는 1호 회사채이고, 실적이 좋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자금이 몰렸다”고 했다. LG이노텍은 2분기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 4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작년 동기보다 128.7% 증가했다.

LG이노텍은 이번 흥행으로 회사채 발행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26일 발행 예정인 10년 만기 회사채 700억원어치는 개별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고시하는 적정 금리)보다 0.4%포인트나 낮은 연 2.3%로 잠정 결정했다. 3년물(700억원어치) 발행금리는 연 1.31%(잠정치) 수준으로 지난 3월 SK가스(연 1.369%)의 기록을 깨고 AA- 등급 수요예측 사상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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