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대책 이후에도 '패닉 바잉'…7월 전국 주택 거래량 '사상 최대'

14만여건…1년새 110% 급증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량이 14만 건을 웃돌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 높은 규제가 공포심리를 자극하면서 잠재적 수요자들이 ‘패닉 바잉(공황구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전국 주택 매매량은 14만1419건을 기록했다. 지난 6월에 비해 2.1%, 작년 동월보다 110.0% 증가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거래량은 76만22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9.8% 늘었다. 지난달과 1~7월 누적치 모두 정부가 2006년 주택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서울 강남 4개 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오히려 주택 거래량이 더 늘어난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에 패닉 바잉이 심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내용이 시차를 두고 이행되기에 7월 주택 거래량만 두고 정책 효과를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주택 거래량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7만5725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119.7% 증가했다. 서울 거래량은 2만6662건으로 작년 7월에 비해 117.5% 늘었다.지방은 6만5694건으로 작년보다 99.8% 증가했다. 지방에선 세종과 부산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관심이 집중된 세종의 경우 지난달 거래량이 1666건으로 작년 7월에 비해 404.8% 급증했다. 세종 아파트 가격도 급등해 전용 84㎡ 가격이 10억원 선까지 치솟았다. 부산 역시 같은 기간 거래량이 1만2615건으로 1년 전보다 238.1% 늘어났다.

지난달 확정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전·월세 거래량은 18만3266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11.8% 증가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가 지난달 31일 시행돼 임대차보호법 시행의 직접적인 영향은 이달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