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복귀전 치른 김비오 "관중 앞 사죄 못해 아쉽습니다"

“관중 앞에서 사죄할 기회를 갖지 못해 아쉽습니다.”

21일 강원 춘천시 엘리시안강촌CC(파70·7001야드)에서 열린 GS칼텍스·매경오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 1년 만에 국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김비오(30·사진)는 라운드 내내 웃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관중으로 열렸다. 그는 “성적보단 인성이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지난해 9월 경기를 방해한 갤러리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해 2020시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달 남은 징계가 해제돼 필드로 돌아왔다. 국내 대회 출전은 약 1년 만, 공식 대회 출전도 지난 3월 아시안투어 말레이시아오픈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복귀전을 치른 이날은 김비오의 생일이다. 김비오는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내겐 큰 생일 선물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태어난 딸 주아는 김비오가 더 깊은 책임감을 느낀 계기가 됐다. 사건 당시 임신한 몸으로 김비오를 다독여준 부인 배다은 씨(31)도 그를 성장하게 했다. 김비오는 “공백 기간 아내를 도와 육아를 하면서 주아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론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3언더파를 적어내 단독 선두 강경남(7언더파 63타·37)에게 4타 뒤진 공동 8위로 출발했다. 버디 4개를 잡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았다. 2012년 대회 이후 8년 만의 우승 기회. 김비오는 “페어웨이가 좁아 지키는 데 어려웠지만 전반적으로 샷감이 좋아 성적이 잘 나온 것 같다”며 “남은 이틀은 누가 더 잘 버티는지의 싸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춘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