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성토장' 된 행안위…與 "기독교 탈쓰고 방역방해"

통합당 의원들 침묵…김용판 "방역실패 희생양 안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21일 전체회의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의 중심에 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목사가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교인들의 참가를 독려하고, 급기야 사랑제일교회가 교인 명단조차 내놓지 않는 등 노골적으로 방역을 방해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작금의 사태는 사랑제일교회 사태 혹은 전광훈 사태로 불러야 마땅하다"며 "기독교의 탈을 뒤집어쓰고 보란 듯이 방역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전 목사의 삐뚤어진 정치의식 때문에 선량한 종교인들의 명예와 자존심이 짓밟혔다"고 덧붙였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하게 조사해 엄중한 대응을 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한병도 의원은 전 목사가 보건소로 이송되며 마스크를 내리고 웃는 장면이 포착된 데 대해 "비참함까지 느꼈다"며 "정치적 주장이 사람에 대한 소중함보다 우선하는지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한 의원은 "경찰이 (광화문 집회 참가자) 명단을 신속하게 파악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기대 의원은 "울화통이 치민다"며 광화문 집회에 대한 행정 조사와 함께 경찰의 압수수색 및 수사 병행을 촉구했다.

송민헌 경찰청 차장은 "대대적 인적 자원을 동원해 수사하고 있고, 철저히 처벌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전 목사나 광화문 집회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통합당 김용판 의원은 '전광훈 책임론'에 대해 "전 목사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 것은 맞지만, 방역 실패의 희생양으로 삼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며 광복절 집회 때 민주노총도 집회를 열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통합당 박수영 의원은 오는 9월 임기를 마치는 권순일 대법관이 현재 겸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을 유지하려 한다며 "자연인이 되면 위원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영수 선관위 사무총장은 "아직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선관위가 마치 법원에 예속된 것처럼 바로 그만두는 것이 맞냐는 지적도 충분히 고민할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행안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시작하며 대규모 수해로 순직한 경찰관과 소방관들을 기리기 위해 10초가량 묵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