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vs 사랑제일교회' 밤샘 대치…신도명단 확보 못했다 [종합]

지난2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중대본의 역학조사 중 밖으로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과 경찰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교인 명단 확보를 위해 12시간 넘게 '밤샘 대치'를 이어갔지만 결국 실패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질본) 역학조사관들은 전날 오전 10시께부터 서울시 관계자, 경찰 등과 함께 역학조사를 위해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다. 다만 교회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요구하며 역학 조사관의 진입을 거부했다.대치가 계속되다가 일부 질본 관계자들이 이날 오후 8시경 일부 관계자들이 교회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교회 건물이 잠겨있어 교인명단 확보에 실패했다. 결국 방역당국은 현장조사에 착수한 지 약 10시간 만인 이날 오전 3시 반쯤 조사 결과에 대한 언급 없이 교회에서 철수했다. 서울시 관계자 등이 21일 오전 5시 40분께 다시 교회 측과 명단 확보 등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방역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교회 인근에는 교인으로 추정되는 시민 3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방역당국 등을 적극적으로 막아서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방역당국과 경찰의 진입 시도를 제지하면서 찬송을 부르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지난 2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관계자 및 신도들과 경찰이 중대본의 역학조사 중 대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교회를 찾은 이유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정확한 명단 확보였다. 앞서 사랑제일교회가 두 차례에 걸쳐 당국에 제출한 교인 명단에는 900여명의 이름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당국은 명단의 숫자가 너무 적고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한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의 명도집행(철거)을 막기 위해 그간 교회에 상주해온 사람들 가운데 교인 외에도 전국에서 올라온 보수단체 회원과 개신교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집단감염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난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0일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접촉자 가운데 53명이 코로나19로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총 676명이 됐다. 이 교회와 관련한 집단감염은 다른 종교시설과 직장 등으로 번지고 있다. 방대본은 13곳에서 'n차 전파' 감염자 67명을 확인했다.

방대본은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방대본은 감염자가 나온 콜센터, 사회복지시설, 의료기관 등 150곳에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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