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움추린 주말…조기 폐장 해수욕장 등 '한산'

소나기까지 내려 전국 관광지 '썰렁'…제주에는 막바지 피서객
8월의 넷째 주 주말인 22일 전국의 해수욕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조기 폐장하거나 긴급 폐장을 앞둔 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들어 경상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까지 내리면서 피서객은 1주일 전 광복절 연휴와 비교해 확연히 줄었다.

다만 제주에는 막바지 여름 휴가를 즐기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집계된 시간당 강수량은 서울 성북 52.5㎜, 제주 한라산(진달래밭) 45㎜, 서울 강북 44㎜, 서울 노원 39.5㎜, 경기 오산 26.5㎜를 기록됐다.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 동해안 해수욕장은 매우 한가했다.

일부 피서객들은 이날 자정을 기해 해수욕장이 폐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래찜질을 하거나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 21일 서둘러 폐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도 올여름 최대 피서 인파가 몰렸던 지난 주말에 비해 피서객과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파라솔과 튜브 등 피서 용품 대여가 중단되면서 일부 젊은이들만 바다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거나 일광욕을 즐겼다.

광안리해수욕장도 텅 비었으며, 백사장을 거니는 몇몇 나들이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대천해수욕장도 피서객이 크게 줄어들었고, 지난 17일 조기폐장한 태안지역 해수욕장에서도 피서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인천 을왕리·왕산 해수욕장도 행락객이 평소 여름철 주말 인파의 30%가량인 300여명에 그쳤다.

전남지역 해수욕장 대부분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맞춰 조기 폐장하면서 썰렁한 모습이었다.

완도 신지명사십리, 보성 율포솔밭, 영광 가마미 등 유명 해수욕장 16곳은 지난 20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과 울주군 진하해수욕장도 이날 조기 폐장하면서 지난 주보다 피서객이 확연히 줄었다.
평소 주말마다 수천 명이 찾던 충북 청주 청남대에는 오후 1시 30분 기준 600명만 입장해 대통령기념관, 대통령광장 등 시설물을 둘러보고 여러 대통령 길을 거닐었다.

청남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속리산국립공원에도 예년 이맘때 탐방객에 한참 못 미치는 3천명만 찾았다.

지난 주말 약 300명의 관광객이 몰린 경기도 화성 궁평항과 전곡항에도 이날 오전에는 10분의 1 수준인 30여명만 방문했다.

전곡항의 한 상인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오늘 비 소식이 있어서 그런지 일대가 한가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 전북 전주한옥마을 등 주요 관광지에도 이전보다 인파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주말이면 쇼핑객 등이 몰리는 대전 은행동 지하상가와 으능정이 거리도 방문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막바지 여름 휴가를 맞은 제주국제공항은 아침 일찍부터 관광객들로 붐볐다.

전날 제주를 찾은 관광객만 3만6천841명으로 집계됐다.

제주행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앉을 때마다 제주공항 1층 도착장엔 관광객들이 밀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 중에는 이미 예약해둔 항공편과 숙소를 취소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휴가길에 오른 관광객도 많았다.

서울에서 온 조모(35·여)씨는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는 7말 8초를 피해 어렵게 예약을 했는데 이렇게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릴 줄 몰랐다"며 "그렇다고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부디 안전하게 여행하고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숙희 김근주 김동철 김소연 박재천 변지철 윤태현 이영주 이해용 장덕종 조정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