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부를 당 통제속에 가둬…조직부·군정지도부 이중잠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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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권력 서열 3위 군 정치국장은 당 상무위원서도 배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에 대한 다양한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주목된다.집권 초기부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 체제에서 위세를 떨치던 군부를 노동당의 통제 속에 가두며 장악력을 높여가는 흐름이 집권 9년째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 보고에서 북한이 지난해 말 노동당 내에 '군정지도부'를 신설했다며 "군에 대한 당 통제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군정지도부가 완전히 새로 나온 부서인지 아니면 기존 당 군사부의 권한과 업무를 확대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지만, 군정지도부란 명칭 자체에서 군부를 통제하기 위한 부서임이 드러난다.종전 당 군사부가 군 총정치국 위세에 밀려 군의 군사활동 통제력에 한계가 있었지만, 군정지도부로 탈바꿈했다면 이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서열 1위인 조직지도부에 군부 담당 제1부부장(김조국) 체제를 두고도 군정지도부를 둠으로써 군에 대한 통제으로 이중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군정지도부의 부장은 최부일로,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 내정 이전부터 충성을 검증한 인물을 군을 통제하는 자리에 앉힌 것이다.최부일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치안 기구인 사회안전성(전 인민보안성. 남한 경찰청 해당)의 수장으로 군림했다.반면 과거 군부 서열 1위이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고정 멤버였던 군 총치국장은 2017년 황병서를 끝으로 아예 한단계 낮은 '정치국 위원'에 머무르며 상무위원에서 배제되는 추세다.
지난 13일 열린 당 정치국회의에서 새로 구성된 국정운영의 핵심 중 핵심인 5인 상무위원회에도 총정치국장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2018년에는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서도 밀려나 일반 위원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군의 당 조직을 이끄는 군 총정치국장은 서열에서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에게도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총참모장 박정천이 차수인 반면 총정치국장 김수길은 대장이며, 북한 매체의 호명순서도 박정천이 앞선다.
과거 김정일 체제에서 공식 서열 3위로, 최고지도자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며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던 조명록과도 대조적이다.
또 최근 노동당 개편 과정을 보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군부 내 특정인사에게 힘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핵·미사일 개발을 총괄하는 리병철의 경우도 최근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르며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엄연히 노동당 직책만을 갖고 있다.
그의 급부상은 전략무기 개발의 중요성과 성과를 반영한 것일 뿐 업무와 역할은 무기 개발에 한정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국정원도 "군사 분야에서는 당 군정지도부의 최부일 부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이병철 부위원장 등에게 부분적으로 권한이 이양됐다"고 설명했다.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김정일 체제에서 최고 통치기구로 군림했던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국무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대미 외교를 포함해 정책 결정과 국정운영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군부의 힘을 빼는 데 주력해왔다.
이로 인해 현재 군부는 헌법상으로나 국가기구, 지휘 체계로나 정책 결정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고 오로지 노동당의 영도와 통제 속에서 '나라를 지키는' 본연의 역할로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아버지의 군부 중심 통치에서 벗어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처럼 노동당 중심의 전통 사회주의 정상 국가로 만들어가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준다.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상무위원회 5인 체제에서 처음으로 군을 배제하고 당(3인)+정(2인)구조라는 변화를 통해 노동당의 영도-영군체계 강화를 추구했다"며 "집권 10년 차에 이르면서 유일통치 강화를 위한 국정운영 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에 대한 다양한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주목된다.집권 초기부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 체제에서 위세를 떨치던 군부를 노동당의 통제 속에 가두며 장악력을 높여가는 흐름이 집권 9년째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 보고에서 북한이 지난해 말 노동당 내에 '군정지도부'를 신설했다며 "군에 대한 당 통제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군정지도부가 완전히 새로 나온 부서인지 아니면 기존 당 군사부의 권한과 업무를 확대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지만, 군정지도부란 명칭 자체에서 군부를 통제하기 위한 부서임이 드러난다.종전 당 군사부가 군 총정치국 위세에 밀려 군의 군사활동 통제력에 한계가 있었지만, 군정지도부로 탈바꿈했다면 이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서열 1위인 조직지도부에 군부 담당 제1부부장(김조국) 체제를 두고도 군정지도부를 둠으로써 군에 대한 통제으로 이중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군정지도부의 부장은 최부일로,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 내정 이전부터 충성을 검증한 인물을 군을 통제하는 자리에 앉힌 것이다.최부일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치안 기구인 사회안전성(전 인민보안성. 남한 경찰청 해당)의 수장으로 군림했다.반면 과거 군부 서열 1위이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고정 멤버였던 군 총치국장은 2017년 황병서를 끝으로 아예 한단계 낮은 '정치국 위원'에 머무르며 상무위원에서 배제되는 추세다.
지난 13일 열린 당 정치국회의에서 새로 구성된 국정운영의 핵심 중 핵심인 5인 상무위원회에도 총정치국장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2018년에는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서도 밀려나 일반 위원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군의 당 조직을 이끄는 군 총정치국장은 서열에서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에게도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총참모장 박정천이 차수인 반면 총정치국장 김수길은 대장이며, 북한 매체의 호명순서도 박정천이 앞선다.
과거 김정일 체제에서 공식 서열 3위로, 최고지도자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며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던 조명록과도 대조적이다.
또 최근 노동당 개편 과정을 보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군부 내 특정인사에게 힘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핵·미사일 개발을 총괄하는 리병철의 경우도 최근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르며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엄연히 노동당 직책만을 갖고 있다.
그의 급부상은 전략무기 개발의 중요성과 성과를 반영한 것일 뿐 업무와 역할은 무기 개발에 한정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국정원도 "군사 분야에서는 당 군정지도부의 최부일 부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이병철 부위원장 등에게 부분적으로 권한이 이양됐다"고 설명했다.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김정일 체제에서 최고 통치기구로 군림했던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국무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대미 외교를 포함해 정책 결정과 국정운영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군부의 힘을 빼는 데 주력해왔다.
이로 인해 현재 군부는 헌법상으로나 국가기구, 지휘 체계로나 정책 결정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고 오로지 노동당의 영도와 통제 속에서 '나라를 지키는' 본연의 역할로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아버지의 군부 중심 통치에서 벗어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처럼 노동당 중심의 전통 사회주의 정상 국가로 만들어가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준다.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상무위원회 5인 체제에서 처음으로 군을 배제하고 당(3인)+정(2인)구조라는 변화를 통해 노동당의 영도-영군체계 강화를 추구했다"며 "집권 10년 차에 이르면서 유일통치 강화를 위한 국정운영 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