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전대 D-1] 반전 위한 리얼리티쇼…트럼프 매일 '출연' 흥행몰이 올인

민주와 차별화 '화상전대 2.0'…첫날 후보지명 현장방문, 백악관서 피날레
'反트럼프' 맞서 지지층 총결집…전대서 승기 잡은 '아버지 부시' 벤치마킹
찬조연설자 많지만 당내 거물급 인사들 등돌려…'반쪽짜리 축제' 전락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27일(현지시간) 나흘간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사활을 걸었다. 이번 전대는 단순한 대관식 차원을 넘어 재선을 위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무대인만큼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키기 위해 흥행몰이에 올인하고 있다.

1988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 마이클 두카키스에게 밀리던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전대를 계기로 재기의 발판을 구축, 승리로 이어간 사례가 트럼프 진영으로선 고무적 대목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보도했다.

◇반전 위한 블록버스터 노린다…민주와 차별화 '화상전대 2.0'
24일 300여명의 대의원은 당초 현장전대 장소로 정해졌던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모여 대선후보 지명 절차를 진행한다. 26일에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역사 성지인 맥헨리 요새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수락연설이 진행되며 27일 밤 백악관 잔디밭 사우스론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직 수락연설로 전대 피날레를 장식한다.

전대 주제는 '위대한 미국 이야기를 받들며'로, 날짜별 소주제는 24일 '약속의 땅', 25일 '기회의 땅', 26일 '영웅의 땅', 27일 '위대함의 땅'이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반(反) 트럼프 심판론을 대대적으로 띄운데 맞서 지난 4년의 치적과 재집권 비전 메시지를 타전,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셋'의 기회를 제공할 4일간의 '화려한 오락물' 계획 과정에 깊숙이 관여, 블록버스터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생방송 보강과 청중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민주당 보다 역동적인 프로그램을 연출,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화상 방식으로 다소 밋밋하게 치러진 민주당 전대와 달리 '현장성'을 대폭 강화, 차별화를 노리려는 흐름이다.

생방송 비중을 키우는 등 녹화와 라이브가 섞인 하이브리드 방식이 강화되고 일부 연설에서 관중이 등장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리얼리티쇼' 4일내내 출연…첫날 '지명행사' 노스캐롤라이나 샬럿 방문
트럼프 대통령은 전대 기간 나흘 밤 내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WP 등이 보도했다.

전대 무대에서도 '주인공'을 내주지 않으며 한편의 리얼리티TV쇼를 연출, 대선 후보들은 마지막날 수락연설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전통을 깨겠다는 것이다.

자칫 전대가 '트럼프 원맨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 샬럿에서 축소된 형태로 진행되는 전대 첫날 일정에 참석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연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델라웨어 윌밍턴의 자택 근처에서 화상 방식으로 전대에 참여했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 행보이다
◇찬조 연설자 면면…트럼프 가족 총출동, 거물급 인사들 불참
연설자와 세부일정이 일찌감치 공개됐던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 전대는 아직도 상당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을 지낸 측근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대사, 당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이 찬조연설자로 나선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대사, 조니 에른스트(아이오와) 상원의원,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당내 '라이징 스타'로 거론되는 36세의 엘리스 스터파닉(뉴욕) 하원의원 등도 나와 여성 파워를 과시한다.

의외 인물의 깜짝 등장 여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을 부각하고 민주당에 각을 세우기 위해 상징성 있는 일반인도 포진됐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눴던 백인 변호사 부부 마크 맥클로스키와 퍼트리샤 맥클로스키, 원주민 인권활동가를 모욕하는 듯한 동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돼 곤욕을 치른 뒤 WP 등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켄터키주의 고교생 닉 샌드먼, 낙태 반대 활동가인 애비 존슨, 지난 봄 연방 지원자금을 사용해 가게를 지킨 몬태나 커피숍 사장 등이 그들이다.

2018년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고교 총기사건으로 딸을 잃은 아버지 앤드루 폴락, IS(이슬람 국가) 테러리스트에게 목숨을 빼앗긴 인도적 지원 활동가의 부모 등도 찬조연설자도 나선다.

그러나 조지 부시 W 전 대통령, 2012년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 등 당내 거물급 인사들은 줄줄이 불참, 당내 거물과 스타들이 총출동해 화합과 통합의 장으로 치러졌던 민주당과 달리 '반쪽짜리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족들도 전면에 나선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5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찬조연설자로 출격하며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수락연설에서 아버지를 소개한다.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전대 준비를 주도해왔다. 행사의 양대 핵심 포스트는 백악관과 트럼프 호텔에서 한블록 떨어진 '앤드루 W 멜론 대강당'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