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덮친 순천…대형마트는 '한산', 진료소는 '북적'

보건소 직원도 감염…시민 불안

"차가 없어 무슨 일이 있나 싶었는데 마트가 폐쇄됐네요."
23일 오후 전남 순천시 홈플러스 풍덕점을 찾은 한 주민은 굳게 잠긴 마트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다.
여느 때 같으면 휴일을 맞아 쇼핑하러 온 차들로 주변 도로가 혼잡하지만, 푸드코트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마트는 22일부터 폐쇄됐다.

입구에는 임시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내걸렸고, 대형 주차장 역시 펜스로 막아 출입이 통제됐다.

비트코인 설명회에 참석했다 감염된 50대 남성(전남 51번)은 홈플러스 풍덕점과 이마트 등을 방문했는데 동선이 겹친 택시 운전사와 병원 직원, 주부 등 4명이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이날까지 푸드코트와 관련된 확진자만 11명에 달해, 방역당국은 집단 감염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산한 대형 마트와 달리 인근에 있는 팔마체육관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종일 검사를 받으려는 차들로 북적였다.
22일 하루에만 1천여명이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이날 오전에만 400여명이 방문했다.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집단 감염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하는 업무를 하던 보건소 직원도 확진 판정을 받자 시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신대지구에 사는 김모(45)씨는 "마스크에 손 세정제까지 항상 챙기면서 위생에 신경 쓰고 있는데 보건소 직원까지 감염됐다는 소식에 다들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형마트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 불안하다"고 말했다.순천시는 확진자들이 다녀간 동선에 대해 방역소독을 하고 자세한 동선이 확인되는 대로 시청 홈페이지와 재난 문자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순천에서는 20일 51번 확진자 발생 이후 나흘 만에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1일부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22일에는 행정명령을 내려 교회 대면 예배를 제한하고 소규모 모임을 자제할 것을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