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집에서" 외출 자제한 시민들…맛집도 한산

방역당국 "주말이 고비" 경고에 시민들 '집콕'
상인들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다시 걱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에 육박한 23일 서울 도심 곳곳은 주말임에도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방역당국이 "이번 주말이 고비"라며 외출 자제를 당부한 가운데 집에 머무르는 시민들이 늘면서 주말마다 붐볐던 식당·카페·실내 쇼핑몰은 눈에 띄게 사람들이 줄었다.

실내 공간에서의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도 대체로 잘 지켜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정오께 강남의 한 대형 실내 쇼핑몰에 위치한 유명 맛집은 평소 점심시간이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이 늘어섰던 것과 달리 대기 줄이 거의 없고 좌석도 절반 가까이 비어있었다.업무차 쇼핑몰을 찾았다가 혼자 식사를 하던 직장인 박모(27)씨는 "평소 1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린다고 해서 방문할 엄두를 못 낸 곳인데 오늘은 사람이 없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곳은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손님이 몰려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지만 이날은 빈 좌석이 많아 시민들 간 2m 거리두기가 잘 지켜졌다.

실내 쇼핑몰 내에 위치한 카페와 식당도 찾아오는 손님이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한 식당 아르바이트생 이모(24)씨는 "지난 주말만 해도 손님이 적지 않아 대기 손님도 있었는데, 이번 주말에는 손님이 없어 심심할 지경"이라며 "쇼핑몰 전체적으로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나들이객들로 북적이던 지하철도 텅텅 비었다.

운전면허가 없어 지하철을 이용하게 됐다는 주부 김모(40)씨는 "편찮으신 친정어머니를 뵈러 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하철을 타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며 안도했다.시민들의 외출 자제로 일부 상인들은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고속터미널역 지하의 의류상가에는 곳곳에 문을 닫은 가게가 눈에 띄었다.

한 상인은 "외국인 관광객이 매출의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코로나가 터진 이후 계속 매출이 적은데, 최근 조금 회복세를 보이던 참에 광복절 집회로 인해 다시 어려워질 것 같다"며 우려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을 자제한 시민들은 각자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즐기며 주말을 보냈다.

평소 주말마다 집 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는다는 직장인 이모(36)씨는 최근 카페 집단 감염 사태를 보고 심각성을 느껴 이번 주말만큼은 외출하지 않았다.

이씨는 "오늘은 집에서 직접 드립 커피를 만들어 마시면서 '홈카페' 느낌을 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재택근무에 들어간 직장인들은 한층 더 외출을 자제하려는 분위기이다.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문모(25)씨는 "직장에서도 감염 우려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데, 혹시 주말에 외출했다가 감염되면 직장에 피해를 끼치게 될까 두렵다"며 "외출 대신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맛집 음식을 시켜 먹고, 헬스장 방문 대신 집에서 '홈트'(홈트레이닝)하는 것으로 만족하려 한다"며 웃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7명 늘어 누적 1만7천399명이라고 밝혔다.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열흘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총 2천629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