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株 주가 '이커머스'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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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타깃 잘나가는데…韓 롯데쇼핑은 왜 고전할까지난 21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유통업체 타깃의 주가는 장중 155달러를 넘어섰다. 사상 최고치였다. 타깃은 전통 유통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지만 온라인 부문의 성장에 투자자들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또 다른 세계적 유통업체인 월마트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아마존의 공습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옴니채널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2분기 '깜짝실적' 거둔 타깃
온라인 주문 상품 매장서 받아
'옴니채널' 전략으로 성장 날개
올들어 주가 사상 최고치 행진
롯데쇼핑 역대 최저 영업익
반면 한국의 롯데쇼핑은 온라인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핵심 사업이었던 오프라인 채널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으며 이익이 급감했다. 주가도 올해 초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마트도 온라인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가는 작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옴니채널 전략 활용한 타깃 매출↑
올해 타깃의 주가는 19.83%, 월마트는 10.76% 올랐다. 타깃은 지난 19일 154.22달러를 기록하며 상장 후 최고가(종가 기준)를 찍기도 했다. 반면 이마트(-7.45%)와 롯데쇼핑(-43.39%) 주가는 연초에 비해 하락했다.이 같은 차이는 비대면 소비 시대에 온라인 비즈니스를 어떻게 했느냐에서 갈라졌다. 타깃은 2분기 매출 2298억달러, 영업이익 23억달러를 냈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73.8% 급증했고 온라인 매출은 195% 늘어나며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온라인 매출 비중은 8.8%에 불과했지만 내년에는 25.4%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는 17%를 웃돌았다.온라인이 효자였다. 특이한 것은 온라인 매출의 90%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창출됐다는 점이다. 타깃은 월마트와 아마존 대비 전자상거래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당일 매장에서 받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비용을 줄였다. 타깃의 오프라인 점포가 물류 거점으로 활용됐다.
월마트, 콜스 등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활용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월마트는 2분기(5~7월) 매출 1377억달러(작년 동기 대비 6% 증가), 영업이익 61억달러(9% 증가)를 기록했다.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가 증가한 덕을 봤다. 특히 월마트 미국법인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커머스 매출이 작년보다 97% 폭증했을 정도로 이커머스 영향이 컸다. 한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월마트는 압도적인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를 이커머스 시대의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어 중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월마트의 미국 내 픽업서비스 가능 매장은 3450개, 당일배송 가능 매장은 2730개에 달한다.
온라인 식품시장 선점해야 산다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도 타깃이 주목받는 이유다. 미국은 온라인을 통해 식품을 소비하는 비중이 작아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사는 온라인 식품 시장 선점을 통해 온라인 시장 내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며 “올해 5.6%인 온라인 식품 내 타깃 점유율은 내년 6.5%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국내에서는 이마트의 쓱닷컴이 코로나19의 수혜를 봤다. 2분기 쓱닷컴의 식품부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고 거래대금도 42% 늘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식품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한 번 선두 자리를 차지하면 지배력이 더 커지는 곳”이라며 “쓱닷컴의 식품 시장 내 점유율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아직이다. 쓱닷컴은 2분기 1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롯데쇼핑은 더 안 좋다. 2분기 역대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4억원이었다. 주력인 백화점(롯데백화점)과 대형마트(롯데마트) 영화관(컬처웍스)이 모두 타격을 받았다. 롯데쇼핑은 온라인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 온라인 시장은 작년보다 17% 커졌는데 롯데의 온라인 사업인 롯데온의 매출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몇 년 전부터 옴니채널 전략을 얘기했지만 계열사 간 이해관계 조정 등이 쉽지 않아 사업이 지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