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늘어도 괜찮아"…현대통화이론, 코로나 시대에 각광

미 국가부채 20% 이상 늘었지만 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국가가 화폐를 계속 찍어내야 한다는 '현대통화이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힘을 받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국가가 화폐를 과도하게 발행해 재정적자를 확대하면 급격한 물가 상승을 불러온다는 주류 경제학의 상식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류 경제학은 정부가 대량으로 찍어낸 화폐는 통화가치 하락을 불러오고, 결국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6월 말 현재 국가부채가 20조5천300만달러(한화 2경3천760조원)로 지난해 말(17조 달러)보다 20% 이상 늘었다. 건국 이래 기록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부채 증가율이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미국 10년 국채의 수익률은 1년 전만 해도 2% 수준이었지만, 최근 0.7%까지 하락했다.

또한 물가 상승률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꾸준하게 밑돌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통화이론 학자인 스테파니 켈튼 스토니브룩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적자가 이자율 상승을 불러온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처럼 자국 통화로 표시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국가의 경우 재정 적자가 늘어난다고 해도 시장이 불안감을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국가의 정부는 채무로 인해 파산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국제 금값이 온스당 2천 달러 이상으로 급등한 것도 달러화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도한 국가부채는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NYT는 국가부채가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에나 적용이 가능하다는 일부 학자들의 의견도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