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화이자·노바티스... 중국 의약품 대량구매 입찰서 패배

中, 가격 10분 1로 낮춘 원조약 대신 복제약 선택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대량 의약품 입찰 경쟁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중국 제약사들에 패배했다. 지난 20일 중국 계면신문은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이 특허가 풀린 의약품의 가격을 10분의 1 가량으로 낮춰서 입찰했지만, 결국 중국 제약사의 제네릭(복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패배했다고 밝혔다.

경쟁에서 탈락한 약 중에는 일라이 릴리의 조현병 치료제인 자이프렉사와 화이자의 비아그라 등도 있었다. 계면신문에 따르면 입찰에 참여한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가격을 평균적으로 53% 가량 낮춰서 제안했다. 특히 입찰 규모가 60억위안(약 1조300억원)에 달하는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은 90% 이상 가격을 낮춘 제약사도 있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렇게 가격을 낮춰서 제안하는 이유는 중국의 입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량 의약품 입찰은 2018년 처음으로 시작돼 올해로 세 번째다. 처음에는 중국의 11개 도시에만 집중했지만 현재는 전국으로 범위를 확장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중국의 대량 의약품 입찰은 주요 시장이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일라이 릴리 등 여러 제약사들이 중국과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큰 가격 할인을 제시해왔지만 결국 제네릭에 패배했다.

이번 입찰 패배는 중국 시장에 대한 다국적 제약사의 전략을 바꾸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장 지알린 홍콩 ICBC 인터내셔널 리서치 헬스케어 애널리스트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오래된(특허가 만료된) 약들의 전략적 후퇴를 고민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량 구매가 불가능한 신약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