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명 '치킨이 타고 있어요'…배민은 다 계획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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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신제품 바베큐치킨맛 볶음면 출시'치킨이 타고 있어요.'
'치킨이 타고 있어요' 이름으로 배민과 협업
배민 서체로 디자인하고 배달용 문구도 인용
2012년부터 서체 개발해 무료 배포한 후광
패션부터 식품, 유통업체까지 협업 이어져
삼양식품이 24일 내놓은 신제품 라면 이름이다. 바베큐치킨맛 볶음면으로 숯불향을 은은하게 살린 게 특징이다. 불에 타고 있는 치킨 모양의 어묵 후레이크를 넣어 재미도 더했다. 이 제품의 제품명과 디자인은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탄생했다. 숯불향을 입혔다는 뜻과 배민이 배달한다는 중의적 의미가 담겼다. 28일부터 배달의민족 앱 내 B마트에서 우선 판매한 뒤 9월 초 편의점에서 한정 판매한다. '치킨이 타고 있어요'의 패키지 서체는 배민이 개발한 한나체로 쓰였다. 제품명 역시 배민이 배달용 오토바이에 위트 있게 새겨넣은 마케팅 문구에서 따왔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2년 첫번째 서체 '배달의민족 한나체' 출시를 시작으로 매년 주아체, 도현체, 연성체, 기랑해랑체, 한나체에어 등 고유 글씨체을 제작해 무료 배포해왔다. 칰(치킨), 핒(피자)를 타이핑하면 각각 치킨과 피자 그림으로 치환되는 기발한 폰트 마케팅도 시도했다. 지난해 한글날에는 을지로 인쇄골목들의 오래된 간판에서 영감을 얻은 '을지로체'를 개발한 일도 있다. 배민은 서체 개발과 함께 'OO야, 넌 먹을 때가 제일 예뻐' '다이어트는 포샵으로' 등의 B급 감성 마케팅을 주도한 기업이기도 하다. 길에 돌아다니는 배달용 오토바이에 '팟타이가 타고 있어요' '랍스터가 타고 있어요' 등을 써넣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민의 서체는 예능프로그램의 자막, 온라인 카드뉴스 등에 자연스럽게 쓰이며 배민의 브랜드 정체성이 대중에게 각인되는 효과를 얻었다.
또 배민 고유의 브랜드 자산이 되면서 삼양식품과의 협업과 같은 사례도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컵커피에는 배민 서체로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주문하신 카페라떼 나왔습니다' 등의 글자를 새겨져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