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걷기 힘든 강력 태풍 '바비' 북상…내일 제주부터 영향권(종합2보)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서 올라오는 중…"외출 자제하고 시설물 단단히 고정"
제8호 태풍 '바비'가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에서 시속 13km로 동북동진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발표 기준 태풍의 중심기압은 980hPa, 강풍반경은 280km다.

이 태풍은 25일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북상해 26일 제주도 서쪽을 지나 서해상으로 이동한 뒤 27일 황해도에 상륙해 내륙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은 26일 오후, 서울에 가장 근접하는 때는 27일 오전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5일 밤 제주도부터 시작해 27일까지 전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겠다.

다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상층 고기압의 규모 등에 따라 진로가 변할 여지는 있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현재 태풍의 크기는 소형이나 이날 오후 3시께 중형으로 발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강도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중'에서 오후 3시 '강'으로 세지고, 26일 오전 3시 '매우 강'에 달했다가 27일 오전 3시 다시 '강'이 될 전망이다.

강도가 '매우 강'일 때 최대풍속은 시속 162km(초속 45m)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지난 5월 태풍 특보를 개선해 '초강력' 등급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태풍 강도 등급은 '중', '강', 매우 강', '초강력'으로 운영된다.



초강력 등급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태풍의 상위 10%에 해당하는,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시속 194㎞(초속 54m)에 달하는 태풍이다.

기상청은 바비가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중국 양쯔강에서 제주도 남쪽 동중국해로 방류된 고온 저염수와 해양저층수와의 혼합이 약해 태풍이 지날 때 고온의 해수면의 영향을 계속 받아 강도가 더 세질 수 있으나 서해상으로 진입 시 이동속도에 따라 서해 저층 차가운 물의 효과가 더해지면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기상청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태풍 발생 지점과 우리나라로 북상하는 사이에 간격이 짧고 남쪽 해상을 경유해 북쪽 해상으로 진출할 때 급격히 낮아지는 수온과 만나 매우 강한 상태가 유지되다가 점차 약화할 것"이라며 "초강력 태풍까지 발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태풍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26일 밤부터 27일 사이 제주도와 전라 서해안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예정이다.

제주도와 전라 서해안의 최대순간풍속은 시속 180∼216km(초속 50∼60m), 그 밖의 서쪽 지역과 남해안의 최대순간풍속은 시속 126km(초속 35m)로 예상됐다.

우 예보분석관은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이고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붕괴하거나 부서질 수 있다"며 "특히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에 속하는 개념이라서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한 풍속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기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고 야외 접촉물을 단단히 고정해서 바람에 날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상에서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매우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상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고 해안지역에서는 폭풍해일로 인한 침수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