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병상 확보 비상…"확진 받고 사흘 넘게 집에서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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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동배정 체제로…경기, 가정대기 시스템 가동
광주·경북·부산 등도 치료병상·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 총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지자체마다 치료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병상 가동률이 100%에 육박한 경기도는 확진 판정을 받고 집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되자 가정대기 관리시스템 운영을 시작했고, 광주·부산·경북·경남 등에서도 확진자 폭증에 대비, 치료병상과 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에 나섰다. ◇ 경기 병상가동률 이틀째 97%…"확진후 사흘 넘도록 이송 안 돼"
경기도는 25일 0시 기준 도내 14개 병원에 확보한 코로나19 치료병상 571개 중 554개가 사용 중이어서 병상 가동률이 97.0%가 됐다.
이는 전날과 같은 수준이다. 22일부터 수도권 공동배정 체제를 가동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넘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전날 하루 확진자가 89명이 발생했는데 남은 병상은 17개뿐이다.
지난 12일까지 28.2%이던 도내 병상 가동률은 13일부터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사실상 확진자 수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병상이 날 때마다 서울시와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며 "경기도 환자가 서울시로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증상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 2곳에 분산 수용하고 있지만, 생활치료센터도 운영 및 인력 여건상 하루 30명 이상을 추가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병상 배정과 환자 이송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 광주시 60대 여성의 경우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사흘이 지난 이 날까지 이송이 늦춰지며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광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이 환자는 경증이나 나이가 60대라서 신속한 이송을 요청하고 있지만, 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다"며 "하루 2번인 모니터링을 4번으로 늘리는 등 환자 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양평군의 한 확진자도 지난 21일 확진됐지만 20대로 무증상이라 이송 대기 상태가 이어지다가 사흘만인 24일 생활보호센터로 옮겨졌다.
고양시 일산서구보건소 관계자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이송장소 배정이 하루나 이틀가량 늦어지고 있다"며 "오늘(25일) 이송장소 배정을 받은 환자는 22일 확진자로, 23일과 24일 확진자는 아직 배정을 못 받아 오후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자구책으로 경기도는 집에서 대기하는 확진자를 대상으로 홈케어시스템을 이날부터 24시간 운영을 시작했다.
확진 후 가정대기자의 건강 상태를 의료인이 전화로 하루 한 번 확인하고 상담하는 시스템으로, 의학적 우선순위에 따라 병상을 배정한다.
이는 국가격리병상 및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 치료, 공공병원의 중등도 환자 치료, 생활치료센터의 경증환자 치료 등 종전의 3단계 병상배정 시스템을 가정대기 확진자 관리시스템을 추가해 4단계로 운영하는 것이다.
도는 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와 동시에 민간병원의 코로나19 치료병상 확보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아직은 여유가 있으나 확진자 폭발에 대비해 감염병 전담병원 추가 선정을 추진 중이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전날 "서울시에 병상이 390개 남아있는데, 현재 병상에는 중중 환자가 들어가고 있어 추가로 확진자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하루에 또다시 150명 가까운 확진자가 생긴다면 병상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지방도 병상 확보 총력…의료진 인력난도 악화
이런 사정은 수도권이 심각하지만 다른 지역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167병상 중 58병상을 사용 중인 광주시는 전남도와 치료병상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중증 환자가 늘어나면 전북에 있는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을 이용하고, 중등증 환자 치료는 전남의 순천의료원, 강진의료원, 군산의료원도 활용할 방침이다.
경남도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에 대비해 454개 병상 확보를 준비 중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1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면 기존 입원환자를 소개하고 전담병원 추가 지정도 검토한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는 치료병상 부족에 대비해 생활치료센터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경북도는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추세로 확진자가 늘면 병상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경증환자 6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재개한 것이다.
189개 치료병상을 운용 중인 부산시는 코로나19 입원환자가 150명을 넘어서면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생활치료센터는 부산시 인재개발원과 숙박시설, 호텔 등을 활용해 확보할 예정이다.
전문 의료진 인력난도 심각하다.
경기도 공공병원의 경우 이미 의료원당 최대 120명의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어 병상 공간이 있어도 이를 감당할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임승관 단장은 "환자 배식부터 환경 관리, 각종 검사에 낙상·욕창까지 살펴봐야 하므로 간호사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며 "경기도의료원의 경우 자원봉사가 아니라 단기 채용을 포함, 채용 경로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덕종 황봉규 오수희 우영식 김경태 기자)
/연합뉴스
광주·경북·부산 등도 치료병상·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 총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지자체마다 치료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병상 가동률이 100%에 육박한 경기도는 확진 판정을 받고 집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되자 가정대기 관리시스템 운영을 시작했고, 광주·부산·경북·경남 등에서도 확진자 폭증에 대비, 치료병상과 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에 나섰다. ◇ 경기 병상가동률 이틀째 97%…"확진후 사흘 넘도록 이송 안 돼"
경기도는 25일 0시 기준 도내 14개 병원에 확보한 코로나19 치료병상 571개 중 554개가 사용 중이어서 병상 가동률이 97.0%가 됐다.
이는 전날과 같은 수준이다. 22일부터 수도권 공동배정 체제를 가동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넘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전날 하루 확진자가 89명이 발생했는데 남은 병상은 17개뿐이다.
지난 12일까지 28.2%이던 도내 병상 가동률은 13일부터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사실상 확진자 수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병상이 날 때마다 서울시와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며 "경기도 환자가 서울시로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증상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 2곳에 분산 수용하고 있지만, 생활치료센터도 운영 및 인력 여건상 하루 30명 이상을 추가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병상 배정과 환자 이송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 광주시 60대 여성의 경우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사흘이 지난 이 날까지 이송이 늦춰지며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광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이 환자는 경증이나 나이가 60대라서 신속한 이송을 요청하고 있지만, 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다"며 "하루 2번인 모니터링을 4번으로 늘리는 등 환자 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양평군의 한 확진자도 지난 21일 확진됐지만 20대로 무증상이라 이송 대기 상태가 이어지다가 사흘만인 24일 생활보호센터로 옮겨졌다.
고양시 일산서구보건소 관계자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이송장소 배정이 하루나 이틀가량 늦어지고 있다"며 "오늘(25일) 이송장소 배정을 받은 환자는 22일 확진자로, 23일과 24일 확진자는 아직 배정을 못 받아 오후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자구책으로 경기도는 집에서 대기하는 확진자를 대상으로 홈케어시스템을 이날부터 24시간 운영을 시작했다.
확진 후 가정대기자의 건강 상태를 의료인이 전화로 하루 한 번 확인하고 상담하는 시스템으로, 의학적 우선순위에 따라 병상을 배정한다.
이는 국가격리병상 및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 치료, 공공병원의 중등도 환자 치료, 생활치료센터의 경증환자 치료 등 종전의 3단계 병상배정 시스템을 가정대기 확진자 관리시스템을 추가해 4단계로 운영하는 것이다.
도는 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와 동시에 민간병원의 코로나19 치료병상 확보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아직은 여유가 있으나 확진자 폭발에 대비해 감염병 전담병원 추가 선정을 추진 중이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전날 "서울시에 병상이 390개 남아있는데, 현재 병상에는 중중 환자가 들어가고 있어 추가로 확진자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하루에 또다시 150명 가까운 확진자가 생긴다면 병상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지방도 병상 확보 총력…의료진 인력난도 악화
이런 사정은 수도권이 심각하지만 다른 지역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167병상 중 58병상을 사용 중인 광주시는 전남도와 치료병상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중증 환자가 늘어나면 전북에 있는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을 이용하고, 중등증 환자 치료는 전남의 순천의료원, 강진의료원, 군산의료원도 활용할 방침이다.
경남도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에 대비해 454개 병상 확보를 준비 중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1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면 기존 입원환자를 소개하고 전담병원 추가 지정도 검토한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는 치료병상 부족에 대비해 생활치료센터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경북도는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추세로 확진자가 늘면 병상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경증환자 6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재개한 것이다.
189개 치료병상을 운용 중인 부산시는 코로나19 입원환자가 150명을 넘어서면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생활치료센터는 부산시 인재개발원과 숙박시설, 호텔 등을 활용해 확보할 예정이다.
전문 의료진 인력난도 심각하다.
경기도 공공병원의 경우 이미 의료원당 최대 120명의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어 병상 공간이 있어도 이를 감당할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임승관 단장은 "환자 배식부터 환경 관리, 각종 검사에 낙상·욕창까지 살펴봐야 하므로 간호사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며 "경기도의료원의 경우 자원봉사가 아니라 단기 채용을 포함, 채용 경로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덕종 황봉규 오수희 우영식 김경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