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다주택자 쏟아낸 매물 30대가 영끌로 받아…안타까워"

"최근 갭투자 줄고 법인 소유 매물도 나오는 것 확인"
소병훈 의원, '언론의 탈을 쓴 어둠의 세력' 인용하며 언론에 불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세제가 강화되고 나서 다주택자 등이 가진 주택 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이를 30대 젊은층이 '영끌'로 받았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과 정책 질의응답을 이어가다 이같이 말했다.
소 의원이 "지금 임대사업자들의 임대 아파트 등 임대주택이 개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느냐"고 질문하자 김 장관은 "법인과 다주택자 등이 보유한 주택 매물이 많이 거래됐는데 이 물건을 30대가 영끌로 받아주는 양상"이라며 "법인 등이 내놓은 것을 30대가 영끌해서 샀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영끌이란 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뜻의 신조어다.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가동한다는 의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5천345건으로 전체거래(1만6천2건)의 33.4%를 차지했다.

앞선 6월에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2.4%였다.이를 두고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가 청약시장은 포기하고 구축 아파트 매입에 매달린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 장관은 김희국 미래통합당 의원이 안타깝다고 한 말의 취지를 묻자 "앞으로 3기 신도시 공급계획 등 좋은 기회가 많이 있을 거라 생각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8월이 지나야 통계에 반영된다"며 "하지만 지금 언론에 보도되는 7월 통계는 법이 통과되기 전에 거래된 것이기에 법 통과 이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최근 시장에선 갭투자가 줄어들고 있고, 법인 등이 가진 물건이 매매로 많이 나오고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병훈 의원은 '언론의 탈을 쓴 어둠의 세력'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며 최근 부동산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 의원은 최근 서울 집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언급하며 이 내용을 알고 있느냐고 질문했고, 김 장관은 "일부 몇개 아파트를 모아서 봤을 때 10억원이 넘은 것인데 서울 전체 통계인 것으로 보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소 의원은 "그 기사가 단순히 기자가 취재했다기보다는 뒤에 세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허위 기사나 거짓 정보로 시장을 교란하는 데 대해 강력한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감독기구 추진 의사를 다시 밝혔다.

그는 "부동산 시장 거래 관련 법을 고쳐서 단속 근거를 마련하고 실질적으로 맡아서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부처간 논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현재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규제하기에 법적으로 미비한 상태"라며 "우리나라는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0%를 넘는 만큼 국민 자산을 지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