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파트 값, MB정권에서도 올랐다"…노영민·김정재 설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김정재 미래통합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두사람의 싸움은 운영위 전체로 번졌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이러니 청와대 출장소라는 말을 듣는거다’라는 고성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되받아쳤다.

국회 운영위에는 이날 2019년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회계연도 결산과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이 상정됐다. 안건보다는 노 실장을 비롯해 김상조 정책실장, 신임 청와대 수석들이 모두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함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정부 정책의 실패’를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시장 안정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김정재 의원의 질의가 도화선이 됐다. 김 의원은 노 실장에게 “정부 정책 중 국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부동산 정책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노 실장은 “다수의 국민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다시 부동산 정책도 그렇다고 생각하냐고 물었고, 노 실장은 “집값 안정화 정책에 대해서 국민들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이 “그러니까 눈을 감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노 실장은 “우리도 여론조사 다 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을 물어보며 설전을 절정으로 치달았다. 노 실장이 대답을 하지 않다 재차 물었을때 ‘10억 정도’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알면서 왜 대답하지 않았나, 장난 하는 것인가”라고 호통을 쳤다. 노 실장은 “장난을 한다는 게 무슨 말 이냐”며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냐”고 받아쳤다. 김 의원이 3년(문재인 정권 집권 이후) 아파트 차익을 묻자 노 실장은 “산지 15년이 된 아파트”라며 “3년이 아니라 그 전 MB정권때도 값이 올랐다”고 소리쳤다.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의원들까지 소리를 지르며 위원회 운영이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해 11월 국정감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의원은 노 실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닮아가십니까”라고 했고 노 실장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라고 답했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