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해부] 코로나19 미리 예측할 수는 없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2020년 3월에는 2015년 중국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슷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실험했던 논문이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서식하는 박쥐에서 발견한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이 사람을 감염시키고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는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논문의 교신저자인 싱 젱리 박사는 7월 31일 사이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실험실에서 발견한 코로나19 유사 바이러스는 배설물 샘플과 동물의 구강 및 항문에서 추출한 유전자 서열”이라며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논문에 제시한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와 96.2% 동일하다.

2019년 3월에는 국제학술지 ‘바이러스’에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중국의 박쥐에서 기원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이 실렸다. 연구진은 20년간 중국에 서식하는 박쥐를 조사한 결과,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알파 코로나바이러스 17개 중 10개,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12개 중 7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박쥐가 수많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데, 바이러스들이 박쥐 안에서 유전자재조합을 일으키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계에서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위험도 분석이 미리 이뤄졌다면 코로나19도 미리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안인성 박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전자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보력이 전염병의 확산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각국에서 바이러스 정보분석에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