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섭 기자의 바이오 탐구영역] (2) 티움바이오 "폐섬유화·암 동시 타깃하는 치료제 세계 최초 개발 중"

[김우섭 기자의 바이오 탐구영역] 티움바이오② “폐섬유화·암 동시 타깃하는 치료제 세계 최초 개발 중”
2019년 11월에 상장한 티움바이오는 2018년 74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을 했습니다. 전임상 단계의 신약후보물질임에도 높은 금액이 책정됐습니다. 비상장사가, 창업한지 2년 만에 큰 규모의 수출을 한 것입니다. 이런 이력은 상장에도 도움이 됐죠. 당시 기술수출을 한 신약후보물질이 바로 TU2218입니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와 면역함암제로 개발 중인 약물입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이탈리아의 키에시가 내년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합니다.

면역함암제 질환에 대해선 티움바이오가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전임상 단계는 끝났고, 임상 시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내년께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타임라인으론 2022년 말~2023년 초엔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약물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TU2218은 티움바이오가 바이오USA에서 발표를 한 이후 이탈리아의 케이시가 직접 연락을 해왔다고 합니다.

1935년 설립된 케이시는 호흡기 질환에 강점을 보이는 회사입니다. 흡입 제형의 약물을 잘 만듭니다. 합성의약품인 이 약물을 경구용이 아닌 흡입 제형으로 개발 중입니다. 폐 질환 치료제이기 때문에 약물의 흡수율이 상당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 약물은 기본적으로 TGF-b(베타) 저해제입니다. TGF-베타는 암 전이에 관여하며 신생혈관과 미세혈관의 형성을 유도해 암조직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죠. 면역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저해하고 암 줄기세포를 유지하는 것도 TGF-베타의 역할입니다. 세포 섬유화에도 관여를 합니다.


TU2218은 TGF-베타의 활동을 막습니다. 장기 조직에 지속적인 손상이 일어나면 TGF-베타 단백질의 발현이 늘어납니다. 단백질은 세포 표면에 있는 TGF-베타 수용체(ALK5)와 결합을 합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TGF-베타가 결합된 수용체는 조직의 섬유화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들의 발현을 유도합니다. 이 과정에서 섬유화를 일으키는 섬유조직의 단백질들도 만들어집니다. TU2218은 TGF-베타 신호가 수용체에 전달되는 걸 방해합니다. 장기 조직의 섬유화를 억제하고 암세포의 면역회피, 면역억제를 저해합니다. 또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생 혈관을 생성하는 것도 막아 줍니다.

TU2218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기술이전이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티움바이오의 전략이 잘 드러납니다. 기술을 가져간 회사인 케이시는 흡입제형에 강점이 있습니다. 현재 나와있는 약은 알약 형태입니다.

폐에 직접 전달되는 양은 적고, 혈액에 도달하는 비율은 높습니다. 합성의약품의 단점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흡입 제형의 경우 10분의1의 용량으로도 더 높은 약효가 나타나고, 폐에 오랫동안 남아있는다는 게 티움바이오의 설명입니다.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암과 호흡기 질환은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며 “암은 내부 장기로보고 혈액을 통한 약물 주입이 필요하고, 폐섬유증은 흡입 제형으로 만드는 것이 더 약물 전달에 효과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흡입 제형이 더 좋은데, 흡입 제형을 만드는 데 경험이 없는 티움바이오가 신약 개발을 지속하는 건 맞지 않다”며 기술이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흡입 제형의 경우 기존 치료제와 병용 투여도 가능해 성공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작년 기준으로 29억 달러 규모입니다. 로슈와 베링거인겔하임이 과점하고 있죠. 개발만 된다면 적지 않은 양을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 두 회사 모두 경구형 제품을 내놓았고, 현재는 흡입 제형으로 약물을 다시 개발하고 있습니다.

TGF-베타 저해제는 이미 한국 바이오 기업 메드팩토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티움바이오 측은 TU2218이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와 TGF-베타를 동시에 타깃한다는 점에서 더 낫다고 설명합니다. 티움바이오③에선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혈우병 치료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