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中企·벤처 특화' 구조조정 제도 시행…채권단서 목소리 낸다

'채권회수'목표 아닌 인력 유출, 특허 매각 막는 독자 제도 시행
국책銀과 협력, 채권단서 만기연장, 채무조정 등 목소리 내기로
김학도 이사장 취임 100일 혁신방안 발표…스마트공장AS 주도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이 지난 7월 서울 정부청사 별관에서 해외진출 지원 신규사업 정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진공 제공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벤처기업의 도산을 방지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선제적 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정책자금 지원 체계를 비대면 방식으로 개편하고, 스마트 공장 도입 기업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 등 후속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26일 취임 100일 맞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진공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중진공은 먼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법원 등과 협의해 중소·벤처기업에 특화된 선제적인 독자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기존 워크아웃 자율협약 법정관리 등 제도가 자산매각과 인력감축 등을 통한 채권 회수에 무게를 뒀다면, 이 제도는 특허권 매각이나 핵심 기술인력 유출을 막고 기업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선제적 구조조정이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진공은 국책은행과 협업을 통해 기업 채권단에 참여해 만기연장, 채무재조정, 유동성 지원 등의 역할을 주도하게 된다. 올해 10곳을 대상으로 시범 시행한 뒤, 내년 30곳으로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중진공은 2022년까지 정책 자금 상담부터 대출 약정까지 전 과정에 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하고 올 하반기부터 디지털 상담과 접수 창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대출 심사 과정에서 현장 방문은 기존 3회에서 0~1회로 줄어들게 된다.

중진공은 스마트공장 AS지원을 강화해 스마트공장 도입 후 발생하는 시스템 결함, 유지보수 등 현장애로 해소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스마트공장 구축 유관 기관 등과 협업해 AS기업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정밀진단 및 맞춤형 해법을 제시해 개별 기업의 수준에 맞게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의 스마트화와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한국판 뉴딜과 지역의 혁신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산업구조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이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