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47%…더 세진 '내수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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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경기 급랭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지난주(17~23일) 소상공인 매출이 넉 달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지난 19일부터 영업이 중단된 서울 노래방 매출은 80% 이상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빨리 잡지 못하면 내수 지표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추락했던 올 3월과 같은 경제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 매출 넉달 만에 최악
고속도로 통행량 1주새 17%↓
"3~4월 수준 경제위기 공포"
26일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카드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전국 60여만 개 사업장의 매출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다. 소상공인 매출은 이달 첫째 주 -12%, 둘째 주 -7%로 부진이 완화되는 추세였으나 지난주 크게 악화했다. 지난주 감소폭은 코로나19 1차 피해기인 4월 6~12일(-16%) 후 약 넉 달 만에 가장 컸다.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여파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달 14일부터 세 자릿수로 늘었다. 이에 정부는 19일부터 수도권의 노래방, 클럽, PC방, 300인 이상 대형 학원 등 12종의 고위험시설에 영업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 조치는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영업이 중단된 노래방과 PC방의 매출 감소가 특히 컸다. 노래방 매출은 62%, PC방은 50% 줄었다. 서울 노래방과 PC방 매출 감소율은 각각 82%, 75%였다. 전국 기준 숙박 등 여행(-25%), 음식점(-22%) 부문 매출도 많이 줄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카드(신용·체크) 승인액 증가율은 이달 둘째 주 5%대에서 셋째 주 1%대로 쪼그라들었다.사람들의 이동도 확 줄었다. 지난 주말(22~23일) KTX 이용객은 16만1891명으로, 전 주말보다 47% 감소했다. 여행과 출장을 취소한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재확산발(發) 내수 충격이 본격화함에 따라 지난 3월 수준으로 경기가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8% 감소해 1998년 11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1차 코로나도 버텼던 종각역 식당마저 손님 '0'…자영업 폐업 도미노
26일 낮 12시 서울 종각역 인근 식당가. 점심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손님이 드물었다. 테이블이 18개 있는 한 쌀국수집에는 식사를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식당 주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퍼지면서 손님이 뚝 끊겼어요. 재택근무하는 곳도 많아졌고요”라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황모씨(35)는 “근처 대형학원이 온라인 강의로 바꾸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장사가 안돼서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다”고 했다.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사회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대형 업체와 영세 자영업자를 가리지 않고 타격을 입고 있다.
집콕 여파…쇼핑몰 ‘무급휴가’
요즘 오프라인 쇼핑몰과 아울렛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신세계, 롯데백화점의 이달 셋째주(17~23일) 매출은 전주 대비 10%가량 줄었다. NC백화점과 뉴코아를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은 관리직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CJ푸드빌의 빕스, 신세계푸드 올반, 이랜드이츠 애슐리 등 대형 외식업체들은 강화된 방역지침에 따라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영세 자영업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했다. 1차 코로나19 확산 때 간신히 버틴 곳들마저 폐업 위기에 몰렸다는 것이다. 일반 음식점들의 모임인 한국외식업중앙회 손무호 상생협력총괄단장은 “자체 조사 결과 지난 1~5월 9만7000여 개 업소가 휴업, 2만3000여 개 업소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8월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휴·폐업 업소 수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중앙회는 보고 있다.영화관과 놀이공원도 직격탄을 맞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지난 주말(22~23일) 영화 관람객 수는 37만468명에 그쳤다. 이 기간 상영된 영화가 약 100편이었으니 영화 하나당 관람객이 3700명밖에 안 된다. 전주 주말(15~16일) 125만3391명보다 70.4% 급감한 수치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지난달은 전년 대비 입장객 감소폭이 60~70% 정도였는데, 지난주엔 90% 선으로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서울랜드와 캐리비안베이는 방문객 가운데 확진자가 나와 지난주 3~4일씩 휴장하기도 했다.
소비는커녕, 이동조차 안 한다
소비의 전제조건으로 꼽히는 이동량도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서울 시내 이동량을 비롯해 기차 이용객 수와 고속도로 통행량이 모두 감소했다.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의 지난 17~21일 하루평균 최대 이동 인구 수는 585만3492명이었다. 전주 636만129명에 비해 7.9% 감소했다. 자신의 생활 범위를 넘어 이동하는 구간 이동인구는 더 큰 폭(10.7%)으로 줄었다.
지난 주말 KTX 이용객은 16만1891명으로, 전주보다 47.7% 감소했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이달 첫째주 말 736만 대에서 둘째주 말 951만 대로 늘었다가 지난 주말엔 783만 대로 떨어졌다. 전주 대비 17.7% 줄었다. 정부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자 시민들이 여행 등 이동 자체를 줄인 결과다.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더 걱정
정부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경기 회복 흐름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지난 3월 -8.0%를 기록한 전년 동월 대비 소매 판매액이 6월 6.3%로 플러스 전환하는 등 내수 지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로나19가 진정되는 3분기에는 상당 부분 경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며 하반기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올 한 해 성장률 자체도 정부가 예측한 0.1%를 달성하는 게 어려워졌다. 올해 성장률을 -0.2%로 전망했던 한국은행도 전망치를 대폭 하향할 예정이다.서민준/구은서/강진규/김남영/박동휘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