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부가 의사파업 사태 악화시켜…하필 왜 지금이냐"

"공공의대 설립, 코로나19 국면서 터트린 이유 무엇인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0강 '노동개혁과 사회적 대타협,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는 27일 의료계 집단휴진과 관련해 "지금 던져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하필이면 왜 지금이냐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에게 비판을 쏟아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들의 우려 속에 어제부터 의료계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정부는 권력층만의 잔치가 될 것이 뻔한 공공의대 설립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고, 이에 맞서 의료계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며 운을 뗐다.이어 "의대가 세워져도 졸업하고, 인턴 레지던트를 거치고, 남자들은 군 복무를 마치기까지 14년이 소요된다"라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야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정책을 하필이면 지금 코로나19 2차 확산의 문턱에서 터트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성난 민심을 다른 쪽에 돌리기 위함인가"라며 "아니면 코로나19 2차 확산이 현실화되면 방역의 책임을 의사에게 돌리고 정부는 빠져나가기 위함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 건강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은 의료진이 아니라, 황당한 해명과 부적절한 여론전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정부임이 분명하다"라며 "마치 집에 불이 났는데 가장이라는 사람이 물통이 아니라 기름병을 들고 나타난 꼴"이라고 꼬집었다.안철수 대표는 "무조건 찍어 누르고 윽박지르면 문제가 해결된 것인가 아니면 이 정권은 윽박질 정권인가"라며 "행정명령 당장 거두어 들어달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의료진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정부는 사람을 살릴 수 없다"라며 "환자들은 정부가 아니라 의사에게 모든 희망을 걸고 있다. 만에 하나 살아날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날려 버리는 일이 생긴다면, 의료진에 걸었던 희망은 절망과 원망으로 바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부디 총파업을 멈춰 달라.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며 "국민들의 편에 서서 불합리한 정부와 싸우는 일이다. 특히 지금은 정부가 아무리 못난 짓을 하더라도 코로나19 방역과 대처에 힘을 모으며 전력투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이 시작된 지난 26일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한 의대생이 대책 없는 공공의대 증설 및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대표는 마지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사들의 뒤통수를 치고, 힘없고 빽없는 국민들에게 절망만 안겨주는 지금 같은 방식의 공공의대 설립, 당장 백지화하기 바란다"라며 "이제는 놀랍지도 않지만, 아예 대놓고 불공정 입시를 자행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권이 추구하는 정의이고 공정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아울러 행정명령 당장 중단하고,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 달라. 코로나19 극복과 경제위기 대처에 더욱 집중하라"라며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해있는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서, 해야 할 국정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진정 모르는 것인가"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