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군사 충돌 우려 더 커져…미국, 중국 기업 제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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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군사훈련 현장에 미군 정찰기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의 군사 충돌 우려가 더욱 커졌다. 미국이 중국의 군사훈련 현장 위로 정찰기를 띄우자 중국은 중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관여한 기업을 제재하는 한편 정찰기를 추가로 띄웠다.미 국무부와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 건설에 참여한 24곳의 중국 국영기업과 이에 연루된 개인들을 이날부터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을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제재 대상에 중국교통건설(CCCC)와 그 자회사, 광저우하이거통신, 중국선박공업그룹 722연구소 등 건설, 조선, 통신 기업들이 포함됐다. 상무부는 "이 기업들은 중국군이 남중국해에서 국제적으로 규탄받는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화하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들은 미국의 제품과 기술 등을 쓸 수 없게 된다. 관련 개인과 그 직계 가족의 미국 입국도 금지된다.
중국은 이에 중거리 미사일 발사
미국은 또 정찰기 보내 '장군멍군'
남중국해는 세계 해상 물동량의 30% 이상이 오가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석유 매장량이 300억t(세계 매장량의 10%)에 달하는 등 자원도 풍부하다. 중국은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가량에 '남해구단선'을 설정하고 주요 지역에 인공섬을 지으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가 2016년 중국의 인공섬이 영해(領海)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확인했음에도 중국은 인공섬에 활주로와 레이더 등 군사시설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시도를 비난하며 주변국들과 함께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중국은 지난 24일부터 남중국해 북쪽 하이난다오섬을 중심으로 6일 간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착수했다. 지난 6월에 이은 두번째 실탄 훈련이다. 미국의 U-2 정찰기가 25일 군사훈련 현장 상공을 비행했다. 그러자 중국은 26일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26과 대함 탄도미사일인 DF-21 등 2발의 중거리 미사일을 남중국해를 향해 발사했다.
미국은 또 정찰기를 띄워 중국을 자극했다. 미군은 중국의 미사일 발사 직후 남중국해 상공에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와 궤적을 추적하는 '코브라볼' RC-135S 정찰기를 보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