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을 디즈니처럼 만들겠다던 CEO, 2개월만에 사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미국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두달여 만에 사임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케빈 메이어(사진) 틱톡 CEO는 틱톡과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몇 주 간 정치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어떤 구조적 변화가 필요할지, 내가 맡은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해왔다"며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사실을 알리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케빈 메이어는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으로 내가 맡은 역할이 매우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썼다.

월트디즈니 임원 출신인 메이어는 지난 6월 틱톡 CEO에 취임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과를 이뤄낸 엔터테인먼트 경영자"라며 "바이트댄스의 포트폴리오를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 해줄 인물"이라고 했다.

미국 출신 CEO 영입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에 우호적인 인상을 주려는 틱톡의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됐다.그러나 메이어가 업무를 시작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틱톡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이 미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기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달 초 90일 안에 미국 내 자산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