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비수도권 비중 28%로 '쑥'…'전국 대유행' 기로

지역발생 비수도권 비중 2주새 6%→2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 24일 오전 대전시 서구 만년동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설을 방역하고 있다. 2020.8.24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곳곳에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중 비수도권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나타내 '전국 대유행'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최근 감염 흐름에 대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서 감염자가 폭증한 후 이들 확진자를 고리로 각 지역에서 광범위한 전파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비수도권의 대유행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대책을 검토하고 나섰다.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역발생 환자를 기준으로 최근 2주간(14∼27일) 발생 양상을 분석한 결과, 시간이 흐를수록 비수도권의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2주 전에는 수도권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점차 비수도궍 확진자 비중이 높아져 30% 가까이로 치솟았다. 전체 지역발생 환자 중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은 15%→6%→8%→13%→14%→11%→18%를 기록하며 20% 미만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15일부터 전날까지는 23%→24%→24%→22%→20%→25%→28%로 20%대를 기록했다. 최근 사흘간 증가세를 보인 점에 비춰 조만간 30%를 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달 27일 서울 구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전국적 확산 배경으로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를 지목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정오까지 사랑제일교회 누적 확진자는 959명으로, 이 중 66명(6.9%)이 비수도권이다. 광복절 집회 누적 확진자는 273명이고, 이중 112명(41.0%)이 비수도권으로 나타났다.

이들 비수도권 확진자가 각 지역사회에서 'n차 전파'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진단이다.실제 광주에서는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사람이 16일(2회)과 19일(1회) 성림침례교회 예배에 나가 뒤늦게 확진되면서 무더기 감염 사태로 이어졌다. 전날까지 해당 교회 관련 확진자는 집회 참석자를 포함해 31명까지 늘어났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환자 발생 지역이 수도권 외에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어 확산세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환자 추적이 부진해질 경우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대유행이 고개를 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리는 방안까지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시 발생할 사회적·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일단 이번주까지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확진자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이달 16일부터 서울과 경기지역에 먼저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효과가 나타나면서 사태가 어느정도 진정될 경우 한숨 돌릴 수 있지만 흐름상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번 주말(29∼30일)이면 수도권은 2단계가 적용된 지 2주가 된다. 감염 확산의 핵심 고리중 하나로 방역당국이 간주하는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최장 잠복기 14일도 끝이 난다. 정부가 이번주를 '중대기로'로 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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