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벳의 반값…'가성비 갑' LG 보급형 5G폰 Q92 써보니 [배성수의 다다IT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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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알찬 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스마트폰과 단말기를 보호해주는 '젤리 케이스'와 '화면 보호 필름', '3.5mm 유선 이어폰', '고속 충전(15W) C타입 충전기 및 USB' 등이 동봉돼 있습니다. 그간 몇몇 LG폰에서는 이같은 '풀 구성'을 안해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Q92는 포장에서부터 LG전자가 상당히 신경 쓴 제품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기기 좌측에는 기존 LG폰처럼 음량 조절 버튼과 구글 어시스턴트 버튼이, 우측에는 지문 인식 기능이 탑재된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후면의 경우 쿼드(4개) 렌즈가 좌측 상단에 밀집된 형태로 구성됐습니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도 조금 있습니다. 일반과 초광각이 1mm 정도 돌출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카메라 모듈 부위 전체가 2~3mm씩 튀어나온 요즘 '카툭튀' 제품과 비교하면 1mm정도는 양호한 편이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Q92는 바닥에 둬봐도 카메라 모듈 때문에 걸리적거린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사용해본 결과 Q92의 장점은 카메라였습니다. 후면 카메라는 일반(4800만)·초광각(800만)·심도(500만)·접사(200만) 등 4개가 달렸습니다. 전면은 3200만 화소입니다. 보급형폰치고 화소 자체도 준수한 편이지만 탑재된 기능이 무척 괜찮습니다. 시간을 자유자재로 정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타임랩스', 특정 소리를 극대화해주는 'ASMR 레코딩' 등 LG전자가 프리미엄폰에 담는 소프트웨어 역시 그대로 탑재됐기 때문입니다. 풍부한 음향이 느껴지는 '스테레오 스피커'도 들어갔습니다.
Q92엔 벨벳에 없었던 심도 카메라가 장착됐고,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스냅드래곤 765G가 채택돼 그래픽 처리 기능이 좀더 향상됐습니다. 실제로 Q92로 평소 제가 즐겨하는 배틀그라운드, 카트라이더, 프리스타일 등 게임을 해봐도 무리 없이 구동됐습니다. Q92가 가격은 벨벳에 비해 절반인데 더 뛰어난 부분이 있다는 점이 조금 아이러니합니다.물론 사용하다보면 원가 절감을 위해 성능이 다운그레이드 된 부분도 가끔씩 느껴집니다. 최신폰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과 달리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장착됐고 램(RAM) 크기도 벨벳(8GB)에 비해 6GB로 줄었습니다. 배터리도 4000밀리암페어시(mAh)로 살짝 줄었습니다. 다만 저장용량은 128GB로 벨벳과 동일합니다.
후면은 글라스틱, 측면은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제 주관적인 기준으론 이같은 소재를 넣었다고 해서 디자인적으로 떨어진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습니다. 다만 Q92가 미국 국방부 군사표준규격인 '밀리터리 스펙'을 통과했다고는 하지만 강화유리와 메탈 등을 장착한 다른 폰들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올 2분기 전년 대비 영업적자 규모를 1000억원가량 줄였습니다. LG전자는 오랜 기간 이어오고 있는 MC사업본부의 적자 탈출 시기를 내년으로 삼았다고 하네요.
앞으로 LG전자가 LG Q92 5G처럼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하며 적자 폭을 줄여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