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정보 보지마세요"…'코로나 블루'서 탈출하는 방법

주말 왁자지껄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코로나 블루’가 고개를 다시 들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기면서 나타나는 우울감을 뜻하는 신조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 또한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과 코로나 블루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Q. 감염병 재난만의 특징이 있나?A. 시설물 붕괴와 같은 물리적인 재난과 달리 감염병 재난은 범위가 넓다. 사회적으로 공포가 만연한 상황에서 유가족뿐만 아니라 감염병에 노출되지 않은 일반인들까지도 심리적인 타격을 입는다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감염병 사태를 특수 재난이라고도 부른다. ‘코로나 블루’라는 현상이 나타난 배경이다.

Q. 코로나19 확진자 외에도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나?

A. 코로나19 확진자 외에 가족들도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이들을 2차 피해자, 간접 피해자라고 한다. 의료진을 포함한 관련 업무 종사자들도 지속적으로 (확진자 등을) 접하는 과정에서 트라우마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환자와 가족들이 처한 상황들을 보면서 자신이 경험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3차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Q. 코로나19가 개인의 심리상태에도 영향을 준 게 있을까?

A. 처음보다 불확실성이 줄어드니까 불안감은 줄어드는데, 장기화되다보니 무기력과 무력감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더 위기다. 낯선 것, 내 안전을 위협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심해졌다. 확진자, 격리자, 격리 시설에 대한 혐오감이 대표적인 예다. 이 거부감과 혐오감이 커지면 사회 갈등과 분열로 이어져 또 다른 사회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 거부감이 정부, 방역 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 생활 방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Q. 코로나 블루가 노인 등 취약계층에 더 위험할까?A. 그렇다. 이 취약계층은 정보의 접근성도 취약하다. 이분들이 온라인 질병관리본부 접근이 어려우시니까. 또 경로당에서 친구들하고 만나는 게 전부였을만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원 자체도 매우 빈약하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높은데 고립되기 쉽고, 스트레스와 맞서 싸울 수 있는 대처능력은 부족한 상태인 것이다. 복지서비스도 대면이 많다보니 이전보다 받기도 어렵다. 대면보다 효과는 떨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언택트’ 복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Q. 코로나19 정보를 너무 자주 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나?

A. 코로나19에 관련된 정보에 너무 매어 있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 하는 건 아닌지 자가점검할 필요가 있다. 매시간 찾아보는 게 아니라 아침, 저녁 시간을 정해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나오는 공신력 있는 정보를 보는 게 좋다. SNS를 보지 않는 것은 물론 앱도 삭제하시라고 권하고 있다. 루머나 가십과 같은 SNS 상 잘못된 정보도 내 불안과 맞아 떨어지면 맹신하게 되기 때문이다.Q. 개인이 일상에서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A. 스킨케어 10단계 하기, 그릇 정리하기, 사진첩 정리하기 등 간단한 활동을 추천한다. 지금까지 못했던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도 좋다. 너무 생산적인 활동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순간순간을 버티면서 이 시간이 지나가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생각만 하지 않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분전환 활동을 찾아보는 게 좋다. 요가나 스트레칭도 추천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긴장된 몸이 풀리는 데 도움이 된다.

Q. 코로나 블루를 느낄 때 상담을 받으러 가야하나?A. 밥을 못 먹거나 화장실에 가기 어렵다고 느끼는 등 내가 하는 일에 지장이 있을 때, 일상 생활을 하기 힘들 때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주변에서 상담 받아보라고 권하면 정말 가는 게 좋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