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산소만 쏙쏙 뽑아 발전…전기 만들고 배기가스 80%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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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 사이언스국내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주로 이산화탄소)의 대부분은 화력발전소에서 나온다. 또 중국발(發)을 제외한 국내 발생 미세먼지 가운데 약 60%는 발전소와 공장에서 나온다.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순산소 연소’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에너지기술硏, 美와 손잡고
'순산소 연소 기술 개발' 나서
고농도 이산화탄소 포집 유리
친환경 발전으로 주목받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국립에너지기술연구소(NETL)와 ‘순산소 연소 기술 개발에 관한 공동연구협정’을 맺었다고 최근 발표했다.연료는 연소할 때 일반 공기를 재료(촉매)로 쓴다. 공기는 질소(약 78%)가 대부분이고 산소(약 21%), 기타 미세성분(아르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순산소 연소는 공기를 순수한 산소로 대체하는 것이다. 에너지연에 따르면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공장 굴뚝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양이 공기 연소 때보다 80%가량 줄어든다. 또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포획이 더 쉬워진다.
그런데 이 기술을 발전소에 적용하기 위해선 해당 설비와 기존 발전소 시스템을 연결해 전체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는 기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론 불가능했다.
에너지연은 이번 협약으로 NETL이 보유한 소프트웨어 ‘IDAES’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IDAES는 순산소 연소 등 차세대 발전 시스템을 최적으로 설계·운전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발전소 최적화 등에 쓰이는 상용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대수학적 모델링 언어(AML)가 결합돼 탄생했다.AML은 대규모 최적화를 지원하는 데 유용한 수학적 도구다. 그러나 상용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통합할 땐 상당한 고난도 작업이 필요했고, 설령 통합됐다 해도 일회성으로 끝나는 사례가 많았다. 에너지연 관계자는 “IDAES를 이용해 도출하는 최적 공정 및 운전 조건은 순산소 연소 발전소를 제작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연은 2메가와트(㎿e)급 순산소 초임계 발전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 중이다. NETL 역시 에너지연의 데이터를 활용해 IDAES의 성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한·미 공동연구는 두산중공업에 재직했던 이효진 에너지연 FEP 융합연구단 선임연구원이 이끌게 됐다.
에너지연은 천연가스발전에서 별도 설비 없이 이산화탄소를 98% 이상 분리 배출할 수 있는 ‘케미컬루핑 연소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산소를 내뿜고 흡수하는 특수 입자를 써서 연소 과정에서 공기와 이산화탄소를 원천 분리하는 기술이다.
기존 가스발전 부산물인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는 공기 중 대부분인 질소와 혼합돼 배출된다. 이때 질소와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기 위해 별도의 포집 시설이 필요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에너지연 기후변화연구본부 관계자는 “공기 중에서 산소를 분리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드는 순산소 연소와 달리 산소를 미리 분리할 필요가 없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고압 조건에서 이 기술을 적용한 플랜트를 200시간 이상 장기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100㎿ 천연가스발전소 기준 연간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을 3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 개발엔 한전 산하 전력연구원(KEPRI)과 건국대 충남대 영남대 전북대 등이 참여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