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외래진료 축소…의협 "내달 7일부터 총파업"

대형병원 의료공백 확산
< “공공의대 신설 반대” vs “집단 휴진 멈춰라” > 정부의 공공의대 신설 정책 등에 반발해 시작된 제2차 전국 의사 총파업을 두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총파업 마지막날인 28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전문의들이 릴레이 시위를 하자 한 시민이 의료계 집단휴진을 규탄하며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서울대병원이 오는 31일부터 1주일간 내과 외래 진료와 시술 등을 줄이기로 했다. 전공의 전임의의 집단휴진이 길어지면서 교수 인력만으로 환자를 모두 진료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의료 공백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수도권 응급실 등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내렸던 업무개시명령을 전국 전공의로 확대했다. 전공의와 전임의는 집단 사표 제출로 맞서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2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31일 이 병원 내과 진료를 받겠다고 예약한 환자는 2609명이다. 3주 전인 지난 10일(3343명)보다 22% 정도 감소했다.하지만 이렇게 줄어든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다. 전공의가 21일부터, 전임의가 24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에 들어가면서 교수 인력만으로 밤에 야간당직을 서고 낮에 외래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당 100시간 근무해도 진료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부산에서는 약물중독으로 위독하던 40대 남성이 26일 밤부터 27일 새벽까지 세 시간 가까이 헤매다 울산대병원 응급실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19 구급대가 대학병원 여섯 곳, 동네병원 일곱 곳에 이송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진료 인력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100명은 27일과 28일 교수총회를 열어 진료 축소 계획을 정했다.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외래 진료를 중단할 계획이다. 다른 병원들도 교수총회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은 수도권 응급실 전공의 10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도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다음달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하기로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