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팝으로 확장…폭발력 더한 BTS '다이너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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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보다 팝 정서 짙고 서사 옅어져…저변 넓히는 K팝, 정체성 논쟁도방탄소년단(BTS)의 새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이제까지 방탄소년단이 영미 팝 시장에서 가장 흥행시킨 곡이 될 기세다.방탄소년단은 28일(현지시간) 발표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그룹의 역대 최고 순위인 3위를 기록했다.
빌보드와 함께 영미 팝음악계를 대표하면서도 지역색이 강한 영국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최정상권에 오른 것은 괄목할 만하다.
'다이너마이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도 기존 최고기록(4위)을 넘어설 조짐이다.외신에선 1위 데뷔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다이너마이트'가 핫 100 1위에 오른다면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앨범 차트 정상을 모두 석권하는 대기록을 갖게 된다.
'다이너마이트'의 성공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또 있다.K팝 아이돌로 출발한 방탄소년단이 이번 곡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하는 '팝스타'로서 새로운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팝 현상" BTS, 친근한 디스코로 북미시장 접근
디스코 팝 장르의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한국어 가사를 지켜온 방탄소년단이 처음으로 영어 가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영국 작곡가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에게 곡을 받아 가요보다 팝적인 정서가 매우 짙다.이전 '맵 오브 더 솔' 시리즈 등에서 선보인 자전적 이야기 대신 즐겁고 유쾌한 메시지를 담았다.
곡과 곡, 앨범과 앨범이 상호보완적 서사로 연결됐던 이전 음악과 비교해 '힘을 뺀' 인상도 준다.
잘 짜인 세계관으로 팬들을 몰입하게 하기보다는 "무게감 없이 신나는 곡"(멤버들의 21일 기자회견)에 가깝다.
이런 요소들이 맞물리며 해외 팬과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K팝 특유의 색채보다는 보편성이 강한 팝 음악으로 북미 시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다이너마이트'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진출에 고질적 장벽이었던 라디오에서 예전 곡들보다 활발히 전파를 타고 있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한국 출신 아이돌 그룹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팝 스타로 입지를 넓혀 왔다.
최근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이 이들에게 K팝 대신 '경이로운 팝 현상'(pop phenomenon)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 이를 보여준다.
'다이너마이트'는 이렇게 변화한 위상과 궤를 같이하는 음악적·시각적 연출이자, 팝 스타 정체성이 보다 강력하게 비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다만 '다이너마이트'가 일회적인 싱글 개념인 만큼 방탄소년단이 기존에 정의해온 정체성이 달라졌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는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방식으로 해외 팬들에게 응답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이번 싱글은) 앨범 단위가 아닌 스페셜한 활동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가진 정체성 자체가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일반적인 K팝 그룹이 아니라는 방탄소년단 특유의 독특한 위치 설정은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넓어지는 K팝 경계…"정체성 논의 계속 부딪힐 수밖에"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세계적 K팝 그룹들은 글로벌 음반사와 손잡고 활동하며 K팝의 경계를 점점 확장하고 있다.
한국 가요시장의 문법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시도도 많아졌다.
일례로 '다이너마이트' 뿐만 아니라 최근 나온 블랙핑크의 '아이스크림', 슈퍼엠의 '100' 등은 모두 영어 가사 비중이 압도적이고 미국 동부시간 오전 0시에 맞춘 한국시간 오후 1시에 발매됐다.
보통 국내 음원은 오후 6시에 주로 발매된다.K팝의 경계가 흐려지다 보니 '무엇을 K팝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K팝 그룹들이 한국보다 해외 시장을 지향하는 듯한 시도를 보이면 일부 국내 팬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규탁 교수는 "K팝이라는 음악은 록·힙합·재즈 등 대부분의 음악 장르와는 달리 지역·민족과 강하게 결합돼 있다"고 K팝의 특성을 짚었다.박희아 저널리스트는 "K팝은 다른 어떤 국가의 음악보다도 그 정체성에 대해 '의심과 환호'가 공존하는 장르"라며 "국내 리스너들 사이에서도 정의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계속 정체성에 대한 논의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빌보드와 함께 영미 팝음악계를 대표하면서도 지역색이 강한 영국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최정상권에 오른 것은 괄목할 만하다.
'다이너마이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도 기존 최고기록(4위)을 넘어설 조짐이다.외신에선 1위 데뷔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다이너마이트'가 핫 100 1위에 오른다면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앨범 차트 정상을 모두 석권하는 대기록을 갖게 된다.
'다이너마이트'의 성공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또 있다.K팝 아이돌로 출발한 방탄소년단이 이번 곡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하는 '팝스타'로서 새로운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팝 현상" BTS, 친근한 디스코로 북미시장 접근
디스코 팝 장르의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한국어 가사를 지켜온 방탄소년단이 처음으로 영어 가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영국 작곡가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에게 곡을 받아 가요보다 팝적인 정서가 매우 짙다.이전 '맵 오브 더 솔' 시리즈 등에서 선보인 자전적 이야기 대신 즐겁고 유쾌한 메시지를 담았다.
곡과 곡, 앨범과 앨범이 상호보완적 서사로 연결됐던 이전 음악과 비교해 '힘을 뺀' 인상도 준다.
잘 짜인 세계관으로 팬들을 몰입하게 하기보다는 "무게감 없이 신나는 곡"(멤버들의 21일 기자회견)에 가깝다.
이런 요소들이 맞물리며 해외 팬과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K팝 특유의 색채보다는 보편성이 강한 팝 음악으로 북미 시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다이너마이트'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진출에 고질적 장벽이었던 라디오에서 예전 곡들보다 활발히 전파를 타고 있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한국 출신 아이돌 그룹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팝 스타로 입지를 넓혀 왔다.
최근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이 이들에게 K팝 대신 '경이로운 팝 현상'(pop phenomenon)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 이를 보여준다.
'다이너마이트'는 이렇게 변화한 위상과 궤를 같이하는 음악적·시각적 연출이자, 팝 스타 정체성이 보다 강력하게 비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다만 '다이너마이트'가 일회적인 싱글 개념인 만큼 방탄소년단이 기존에 정의해온 정체성이 달라졌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는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방식으로 해외 팬들에게 응답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이번 싱글은) 앨범 단위가 아닌 스페셜한 활동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가진 정체성 자체가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일반적인 K팝 그룹이 아니라는 방탄소년단 특유의 독특한 위치 설정은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넓어지는 K팝 경계…"정체성 논의 계속 부딪힐 수밖에"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세계적 K팝 그룹들은 글로벌 음반사와 손잡고 활동하며 K팝의 경계를 점점 확장하고 있다.
한국 가요시장의 문법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시도도 많아졌다.
일례로 '다이너마이트' 뿐만 아니라 최근 나온 블랙핑크의 '아이스크림', 슈퍼엠의 '100' 등은 모두 영어 가사 비중이 압도적이고 미국 동부시간 오전 0시에 맞춘 한국시간 오후 1시에 발매됐다.
보통 국내 음원은 오후 6시에 주로 발매된다.K팝의 경계가 흐려지다 보니 '무엇을 K팝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K팝 그룹들이 한국보다 해외 시장을 지향하는 듯한 시도를 보이면 일부 국내 팬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규탁 교수는 "K팝이라는 음악은 록·힙합·재즈 등 대부분의 음악 장르와는 달리 지역·민족과 강하게 결합돼 있다"고 K팝의 특성을 짚었다.박희아 저널리스트는 "K팝은 다른 어떤 국가의 음악보다도 그 정체성에 대해 '의심과 환호'가 공존하는 장르"라며 "국내 리스너들 사이에서도 정의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계속 정체성에 대한 논의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